[세기의 이혼] '현금' 1조3800억 발등 불 떨어진 최태원…경영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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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이혼] '현금' 1조3800억 발등 불 떨어진 최태원…경영권 흔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3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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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현금 1조3808억 지급하라"
최 회장, SK㈜ 통한 사업회사 지배구조
보유 주식 담보 대출 등 재원 마련 방안 고심
대법원 최종 판결 등 감안할 때 시기상조 지적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재산 분할 금액 1조3808억원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으로 현금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30일 나오면서 향후 SK 경영권에 미칠 영향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있다. 특히 재판부가 노 관장의 경영 기여를 인정하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지배구조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물론 아직 대법원까지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종 확정 판결은 아니지만 어떻게 결론이 날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 SK에 적지않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 1조3808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있었던 1심의 위자료 1억과 재산 분할 665억원과 비교하면 재산 분할 규모는 20배 가량 커졌다. 

관건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다. 3월 말 기준 최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5472주)를 가진 최대주주다. 아울러 지주사인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2015년 SK C%C와 SK㈜ 합병을 통해 '최 회장→SK㈜→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불행 중 다행은 재판부가 재산 분할 액수를 지분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한 점이다. 때문에 최 회장 당장 지분을 쪼개야 하는 상황은 면했지만 1조3800억원대의 현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또한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대안이다. 이미 최 회장은 SK㈜ 주식을 담보로 약 40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K㈜의 가치는 2조원대로 추산된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와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주식 29.4%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SK케미칼 우선주(3.21%)와 SK디스커버리 우선주(3.11%) 등도 갖고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 회장은 SK가 2017년 LG로부터 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당시 가치는 2600억원 정도였으나 현재 2~3배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비상장사인데다 최 회장이 매물을 쏟아 낼 경우 제 값을 못 받을 가능성도 크다. 또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도 있다. 

이런 이유로 SK㈜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과거 소버린 사태를 겪은 만큼 SK㈜ 지분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영국계 자산운용사 소버린은 SK그룹의 경영권 박탈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소버린은 SK 지분을 15%까지 늘리며 2003년 8월 최 회장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다. 같은 해 11월 독자적으로 이사회를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SK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이 승리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주식 담보 대출, SK실트론 주식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 나오고 있지만 성급한 추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혼 소송 후 재산 분할의 경우 일시불과 함께 재산 분할 총액을 일정 기간 동안 나눠 지급하는 분할급, 지급 시작 시기와 종료 시기를 정해두고 매회 지급액만 정하는 정기급 등이 있다. 물론 일시불 방식으로 지급이 최종 결정된다면 SK㈜ 지배력에 대한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까지는 2~3년의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 회장의 동생이자 2대 주주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SK㈜ 지분은 6.53%에 불과해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최 회장 변호인단은 판결에 대한 입장문에서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며,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 회장이 대법원까지 항고할 것이 확실하다"며 "최종 판결까지 2~3년이 더 걸릴 것이기에 이혼소송 비용 충당을 지금 당장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관장 역시 재판부에 SK그룹 자체가 흔들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고려해야 한다. 노 관장은 1심 판결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가 요구한 건 재산 분할이지 회사 분할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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