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美 연준, 하반기 느린 속도의 금리인하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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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美 연준, 하반기 느린 속도의 금리인하 나설 듯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 승인 2024.05.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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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작년 말부터 5월 중순인 지금까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과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물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코로나19 사태→역사상 최대 금융완화 정책(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물가 상승→ 빠른 속도의 긴축(금리 인상과 양적 완화 되돌림)→ 물가 하락→ 금융 완화’ 라는 큰 흐름에 대해서는 모두 큰 이견없이 동의하는 바이지만, 작년 말 이후 물가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과 시장의 기대, 시장 참가자 간의 통화 완화 시점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통화정책과 물가간 역학관계의 다른 한 편에서, 물리적 전쟁과 자원 무기화, 나아가 미중 관세 전쟁의 재현 등 각국 입장에서 보면 비용 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이슈가 불거지며, 물가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또한 시장 내적인 가격-물량 조절 과정은 좀 늦어진다고 해도 어차피 ‘높은 가격→ 수요 감소→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텐데, 지정학적 이슈에 의한 비용 측 물가 상승 압력은 이와 달리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암시하기 때문에 연준과 시장의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물가하락을 점치는 이유

하지만 최근 발표된 일련의 미국 경제지표와 각종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큰 불안을 보이지 않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을 감안할 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할 만한 물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내의 수요는 이미 높은 물가에 따른 물량 조절이 시작된 단계로, 이러한 흐름은 연준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물가지표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올해 1분기까지는 이러한 수요 견인 물가 안정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지표들이 여러 개 발표됐다. 대표적으로는 고용지표를 들 수 있다. 수요가 줄며 물가가 낮아지기 위한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실질 소득의 감소인데, 임금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했고, 임금 상승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신규 고용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다. 또한 실업률 역시 과거 유사한 통화정책 기조 하에서 보다 오랜 기간 낮게 발표됐다.

특히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시작된 이민 제도의 변화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에 따른 노동력의 흐름 및 공급망 변화, 코로나19 진정 이후 급증한 서비스업 고용 수요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요인 중 상당 수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파생적인 지표들, 즉 기업 활동에 대한 서베이 지표, 소비 심리와 소매 판매 지표 등에서 반복적으로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이 관측되고, 이 과정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된 것 역시 과거 경험으로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음을 시시한다. 

그러나 4월과 5월 발표되는 지표들은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이든 비제조업이든 서베이지표의 하락과 실질 지표의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아직 1~2개월의 부진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각 지역 연준이 발표하는 공급관리자협회 지수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들에서는 뚜렷한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소매판매와 가계저축률이 같이 떨어져 가까운 미래의 소비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정학적 이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제 유가의 경우에도 일시적인 등락은 관찰되지만, 2023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 80달러/배럴에 머물고 있고, 오히려 작년보다 변동성은 더 줄어들었다. 글로벌 수요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고, 이 때문에 각종 이슈에도 불구하고 공급 측 역시 뚜렷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최근 들어 구리 가격 등 비철금속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기에는 공급 측면의 감산과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와 케이블 등 특정 산업 수요가 영향을 미치고 있어 각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물론 여전히 높은 주거비 상승률과 지금까지 해당 지표가 보여준 느린 하락세는 연준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다. 실제로 연준의 여러 인사들은 높은 주거비가 금리 인하 시점을 뒤로 미루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고, 올해 2월까지 발표된 주택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케이스실러 지수 기준 전년동월대비 7.3%)을 기록 중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경기연착륙' 원하는 연준, 긴축보단 완화에 무게

다만, 미국의 신규 임대료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고, 높은 모기지 금리로 건축 허가 등 일부 지표의 둔화가 관찰된다. 고정금리부 대출과 리파이낸싱이라는 제도 특성상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겠지만, 주거비 상승률 역시 시간에 걸쳐 내려갈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따라서 상반기와 달리 연준의 시간적 여유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도 경기 상황이 좋아서 물가가 충분히 내려갈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었지만, 지금부터는 둔화되는 경기 상황이 물가 하락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 시장 문제, 주거비 문제, 나아가 새롭게 시작된 관세 전쟁 등이 금리 인하와 양적 긴축의 되돌림 ‘속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물가는 우려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연준이 원하는 경기 연착륙을 위한 하반기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완화 쪽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느린 속도, 즉, 올해 가을에 시작해 1~2회, 내년에도 연간 3~4회의 속도 금리 인하 전망이 타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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