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과 공동주최로 <아크람 자타리: 사진에 저항하다> 전을 서울관에서 개최한고 밝혔다.
<아크람 자타리: 사진에 저항하다> 전은 시각 '아카이브 (archive 기록물)' 를 창의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예술로서의 수집’을 동시대미술 안에 중요하게 자리매김 시킨 레바논 출신 작가 아크람 자타리의 한국 최초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비서구권 현대미술 소개 기획전 중 하나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과 휴웨이 추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아크람 자타리는 사진 매체의 정체성을 새롭게 각색함으로써 사진 아카이브에 새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해왔다. 사진을 평면적 작업물이 아닌 입체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하고 ‘아카이브’를 이용해 역사와 기억을 재구축한다. 레바논 독재정권이 무너진 1997년, 아크람 자타리는 동료 사진작가와 함께 아랍 문화권의 시각 이미지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능동적 주체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아랍이미지재단(AIF)'을 공동 설립했다.
이 재단은 ‘아카이브야 말로 과거로부터 왔지만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인식에 이르러 사진 이미지 속 사건과 인물만이 기록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공유하고 보존하고 기억하는 방식까지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을 도출해냈다. 녹아내린 네거티브 필름이나 인화지의 구겨진 자국 등 모든 화학적 반응과 그 반응을 이끌어낸 시간의 흐름, 보존상태 그리고 독재 시절의 지난함, 전쟁의 불안정 상태 등 역사 해석에 사진 내용만큼이나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는 점에 주목한다.
아크람 자타리의 작업 특징은 사진 속 인물이나 사건을 과거의 역사로 단순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창의적 재해석의 공간을 열어준다는 점이다. 그는 다양한 역사서술을 위해 수집한 엄청난 양의 사진들을 관찰·분류·보존하면서 본인의 작업 의도와 어울리는 사진들을 선택하여 재촬영하거나, 우연의 결과물을 차용하고, 사진과 필름의 물성 자체를 작업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 나온 출품작들 역시 작가가 재단이 구축하고 있는 50만 점 이상의 아카이브 사진 오브제에서 재 작업한 사진, 영상, 설치물 등 30여 점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 이 전시는 독일 K21 현대미술관을 거쳐 세 번째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올해 가을에는 이집트 사르쟈 미술재단으로 옮겨 진행될 예정이다. 아크람 자타리의 고찰과 주관적 해석을 시각화한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에 대항하는’ 작품 속에서 ‘아랍의 삶과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전시는 5월 11일(금)부터 8월 19일(일)까지 계속되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http://mmca.go.kr)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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