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만에 대한제국 주미공사관에 태극기 휘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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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만에 대한제국 주미공사관에 태극기 휘날린다
  • 김현민
  • 승인 2018.05.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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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공사 마치고 개설 130주년 기념 개관…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수도 워싱턴에 조선의 공사관이 설립된 때는 1888년이었다.

조선의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朴定陽)은 1988년 1월 17일 종주국을 강조하는 청나라의 간섭을 뿌리치고 미국 스티븐 클리블랜드에게서 신임장을 받은후 워싱턴 시내 한 건물(1513 O Street NW)을 빌어 외교업무를 개시했다. 그는 그 건물에 태극기를 걸었다.

박정양은 청나라 압력으로 귀국하고, 그를 대신해 이채연(李采淵)이 직무를 대신해 1891년 11월 28일 2만5,000 달러를 주고 건물을 구입해 공사관 건물로 삼았다.

이 건물은 1877년 미국 남북전쟁 참전군인 출신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세스 펠프스(Seth L. Phelps)의 저택으로 건립되었던 것으로, 1882년 미국과 수교한 조선은 1889년 2월 이곳에 주미공관을 설치했다. 이후 1893년 개최된 시카고박람회 참가 준비 등 16년간 활발한 외교활동의 중심 무대로 활용했다.

1905년 11월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의 역할도 멈췄고, 1910년 6월 29일 강제병합 직후에는 소유권마저 일제에 단돈 5달러에 넘겨지고 말았다. 그해 8월 31일 풀턴(Horace K. Fulton)이라는 미국인에게 10달러에 팔렸다.

 

▲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외관 /문화재청

 

정부는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을 2012년에 매입해 복원공사를 모두 마치고, 오는 22일 오전 10시 30분(미국 동부 시간) 현지에서 개관식을 개최한다. 개관식 날짜는 1882년 5월 22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날짜에 맞췄다.

특히 기념행사에서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이후 113년 만에 국기를 게양하는 행사가 특별히 마련되었다. 게양자로는 독립유공자이자, 초대 공관원이었던 월남 이상재 선생의 증손이 직접 맡기로 했다.

로건서클 역사지구(Logan Circle Historic District) 내 공원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김종진 문화재청장, 주미대사관 관계자, 미국 정부·의회 인사, 1882년 당시 공관원들(박정양, 이상재, 장봉환)의 후손, 재미교포 대표, 현지주민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 박정양 소장 태극기 /국기홍보중앙회

이 건물은 그후 2차 대전 기간 중 흑인들의 휴양시설과 화물운수노조 사무실, 그리고 개인주택 등으로 사용되었고, 2003년 이민 100주년을 계기로 재미교포사회에서 공사관 매입 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문화재청은 정부차원의 매입 필요성을 느끼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전 소유자(젠킨스 부부)와 협상해 2012년 10월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일제에 공사관을 빼앗긴 지 102년 만에 다시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문화재청은 공사관 매입 후 정밀실측조사와 고증을 거쳐 보수·복원 공사에 들어가 지난 3월 준공했다.

이 건물은 외교적 지평을 열고자 했던 고종의 자강․자주외교 정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워싱턴 D.C.에 있던 19세기 외교공관 30여개 가운데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

 

▲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기념메달 /조폐공사

공사관은 일반인에게 공개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건물에는 임금이 계신 궁을 향해 예를 올리는 망궐례(望闕禮) 재현 행사, 로건 서클 역사지구 관람, 외교사 탐방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조폐공사는 14일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기념메달’ 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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