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부활한 킹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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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부활한 킹달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0.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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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107선 돌파...엔화 등 여타 통화는 압박
전문가들 "CPI 둔화 확인시까지는 변동성 클 듯"
월가에서는 현금 비중 높여
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가 재차 강세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가 재차 강세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가 재차 강세로 치솟고 있다. 

일각에서는 '킹달러의 재림'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달러화가 치솟고 있고, 이것이 엔화를 비롯한 여타 통화들을 압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흐름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현금비중을 높이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의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달러인덱스 107선 돌파...달러·엔 한 때 150엔 돌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은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더해지면서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 위원으로 꼽히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돼 온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역시 "연준이 상당 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비둘기파 위원들의 고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발언은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추가로 기준금리 25베이시스포인트(bp)를 인상할 가능성은 일주일 전 18.5%에서 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29%로 상승했다.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 속에서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30년물 국채금리는 4.9%를 돌파,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달러화의 강세 흐름을 지지한다는 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일 기준 107.014선까지 올라섰다. 달러인덱스가 종가 기준으로 107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 금리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달러를 끌어올렸고, 반대로 다른 통화들은 압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달러·엔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일시적으로 뚫었다. 

이날 오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 때 달러당 150.16엔까지 거래됐으나, 이후 몇 초만에 2% 가까이 하락한 147.43엔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화의 변동성은 일본 증시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12시 현재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1.8%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일(한국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12.4원 오른 1361.7원에 거래돼 재차 연고점을 다시 썼다. 이는 외국인의 수급 이탈을 이끌면서 코스피 지수를 2.3% 하락세로 이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를 끌어올렸고, 반대로 다른 통화들은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월 CPI 통해 물가둔화 확인해야...채권 시장 안정이 우선 

전문가들은 10월 12일로 예정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 시점까지는 미 국채금리의 부담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다분히 'Bad news is Good news(나쁜 소식이 호재)' 성격의 데이터 의존적인 장세"라며 "이번주 예정된 9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차주 12일 예정된 9월 CPI 지표 등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오는 6일 발표될 미국의 9월 고용지표가 견조하게 나온다면 고금리 지속 우려가 이어질 수 있지만, 12일 발표될 9월 근원 CPI의 하락 추세가 지속된다면 고금리 및 강달러에 대한 우려도 점차적으로 진정될 수 있다는 것. 

현재 시장에서는 9월 근원 CPI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근원 CPI는 둔화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유가 및 곡물가격 영향력이 제거된 상황에서 주거 물가 안정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원 물가 안정이 지속될 경우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져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나마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10월 물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 연구원은 "11월 중순 발표되는 10월 물가가 중요하다"며 "근원 물가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상황에서 CPI와 같이 반등할지, 둔화세를 이어갈지에 따라 증시 방향성은 엇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10월까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조언했다. 

그는 "과거 패턴으로 봤을 때 10월은 변동성의 계절"이라며 "잠시 휴지기를 갖고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선제적 안정 이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월가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약 1조20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나틱시스는 최근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틱시스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마브룩 체투안은 "앞으로 몇 주간 금리가 계속 인상되면 주식시장에서는 실질적인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이 폭락하고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갇히는 것을 우려해 최근에는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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