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외형 커졌지만 적자 지속…약속한 '9월까지 상장'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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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외형 커졌지만 적자 지속…약속한 '9월까지 상장' 전망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3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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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번가 2.0' 실행 본격화…"차별적 경쟁력 강화"
버티컬 서비스·직매입 슈팅배송 등 성과냈지만 '적자'
투자자와 약속한 상장 기한 9월…"상장 목표 이어간다"
지난 22일, 11번가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진행된 ‘2023 Leap Forward’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11번가 하형일 사장은 “
지난해 12월 11번가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진행된 ‘2023 Leap Forward’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하형일 11번가 사장(왼쪽)과 안정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11번가가 배송 및 상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몸집 키우기'에 박차를 가한 11번가가 연내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버티컬 서비스·직매입 익일배송 강화

11번가는 올해를 ‘11번가 2.0’ 실행의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혁신에 나서고 있다. '11번가 2.0'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버전의 11번가로 탈바꿈해 지속 성장을 이뤄낸다는 전략으로, 하형일 11번가 사장이 지난해 5월 내놓은 구상이다.

11번가는 올해 ‘11번가 2.0’로의 변환을 위해 ▲기본 커머스 경쟁력 확보(배송, 가격, 상품 셀렉션) ▲구매자 판매자 참여 가치(신규BM, 트래픽, 채널확대) 강화 ▲서비스 지속가능한 신규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이에 기반한 핵심과제 달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11번가는 연초 신선식품(2월, 신선밥상), 명품(3월, 우아럭스), 중고·리퍼(4월, 리퍼블리) 등 연이어 신규 버티컬 서비스를 출시하며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섰다. 11번가에 따르면 ‘우아럭스’는 4월 기준 론칭 첫달인 3월 대비 구매회원 수가 32% 증가했고, ‘리퍼블리’는 연말까지 목표했던 약 1500종 리퍼 상품 입점 계획을 론칭 첫 달에 초과 달성했다 ‘신선밥상’은 4월 기준으로 론칭 첫달(2월) 대비 구매회원 수가 3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팅배송' 역시 강화하고 있다. 슈팅배송은 오픈마켓 기반의 11번가가 지난해 론칭한 직매입 익일배송 서비스다. 현재 11번가에서 슈팅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약 4만 3000여개이며, 이달부터는 제휴 브랜드들과 함께 본격적인 슈팅배송 알리기에 나섰다.

앞서 코카 콜라,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과 협업해 할인된 제품을 슈팅배송으로 배송한 데 이어, 내달부터는 켈로그, 애경, 동원, 대상, 농심, 매일유업 등 6개 브랜드와 특가 브랜드 딜을 진행한다. 

11번가에 따르면 슈팅배송에 기반한 1분기 직매입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구매고객수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118%)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오픈마켓 사업자인 11번가가 직매입 상품을 확대하는 이유는 빠른배송 영역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1번가를 찾는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1번가의 모바일 앱 월 평균 방문자 수(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지난해보다 약 60만명 증가한 월 933만명을 기록했다.

11번가가 슈팅배송 제휴 브랜드들과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 이미지. 사진=11번가
11번가가 슈팅배송 제휴 브랜드들과 함께 진행하는 '하루만에 팅받네!' 캠페인 이미지. 사진=11번가

적자 지속되는데 투자자 약속한 상장 기한 임박

경쟁력 강화에 힘써온 11번가는 지난 1분기 2163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한 수치로, 분기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지속된 적자는 상장을 추진 중인 11번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1분기 11번가의 영업손실은 318억원으로 전년 대비(248억원) 70억원 늘었다. 11번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었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신성장동력 사업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3월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축소시키는데 성공하는 등 사업계획에 맞춰 영업손실률을 개선하면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확대된 11번가가 내달 기존 등급제와 정기배송 종료를 예고하자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분석도 이어졌다. 다만 11번가는 "등급제와 정기배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굉장히 오래된 서비스로, 현재 더 나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종료하는 것"이라며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결정일 뿐 비용 효율화의 일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11번가의 연이은 적자와 IPO 시장의 한파가 맞물리며 투자자들과 약속한 9월 내 상장도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5년 내, 즉 올해 9월 말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오는 9월까지 상장을 마치지 않을 경우 11번가는 투자금에 연리 8% 이자를 더해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장 추진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자본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11번가는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며 "상장을 목표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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