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반기 역대 최고치 경신 전망…"내년 초 온스당 22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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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반기 역대 최고치 경신 전망…"내년 초 온스당 2200달러"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2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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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1g당 가격 올해만 11.6% 올라
신흥국 중앙은행들 금 228톤 '사재기'
달러화 약세 장기화·미국 경기 침체 위험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금값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g당 가격은 올해 초 7만4770원에서 지난 26일 8만3120원으로 5개월 만에 8650원(11.6%) 올랐다. 금 가격은 이달 4일 장중 8만7610원까지 오르며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 등이 겹치면서 3월부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사재기'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지난해 연간 금 순매수량은 1078톤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규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며 "러시아 자산 동결 여파로 친러 성향을 가진 신흥국들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금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달러와의 패권 전쟁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릴 공산이 크다.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탈달러화 움직임이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인도, 카타르 등 신흥국 중앙은행은 금 228톤을 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최대치다. 

전 연구원은 "1980년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국면에서 금 수익률은 평균 9.3% 내외로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경기는 위축되고 물가의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은 중장기적으로 내재적 가치가 보존되는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하반기 금 가격 밴드는 온스당 1950∼2150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1g당 가격은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약 11% 가량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 역시 지난 18일 '지금 금을 사야 할 세 가지 이유'라는 리포트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UBS는 금을 매입해야 할 이유로 ▲달러화 약세 장기화 ▲각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추세 ▲미국 경기 침체 위험 증가 등을 들었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통상 금은 달러가 약세일 때 이득을 거두는 경향이 있으며, 향후 6~12개월 동안 또다른 달러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 가격은 달러 가치와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 가치가 높아지는 식이다. 실제로 26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전장 104.264보다 0.06% 하락한 104.2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초 달러인덱스가 114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가치가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경제는 2.1% 상승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2%, 0.8%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UBS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밝혔다. 

또 "1980년 이후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대비 금의 이익률은 미국 경기 침체기에 특히 높아졌다"며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2100달러, 내년 1분기 온스당 2200달러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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