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 가자" 반도체株, 업황 개선·하반기 반등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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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전자 가자" 반도체株, 업황 개선·하반기 반등 기대감 커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25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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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장중 7만원까지 올라가…1년2개월만
엔비디아 주가 25% 급등 훈풍이 영향 미쳐
외국인, 올해만 삼성전자 9조원 넘게 순매수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개선 예상보다 빨라질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5일 장중 7만원선까지 올라가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와 반도체 수급개선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7만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가 장중 고가 기준 7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31일(7만200원)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상승폭이 축소돼 전 거래일 대비 300원(0.44%) 오른 6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고가 기준 10만원을 넘겼다. 지난해 7월 29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오후 2시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4500원(4.61%) 오른 10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꼽는다.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110억달러(약 14조531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71억5000만달러(약 9조4451억원)을 50%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에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 종가보다 25.71% 급등한 383.88 달러(50만7천10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반도체 주문이 늘었다는 것은 곧 기업들이 자본적지출(CAPEX)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CAPEX가 증가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인데,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은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는 증가할 것인데 공급은 줄어든다면 결과는 가격 상승"이라며 "이는 반도체 업종 주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5월 리포트에서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공금량이 2Gb(기가비트) 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총수요는 1054억1900만개로 7억5000만개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셈이다.

이에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축소 효과 확대에 따른 상대수요 개선(업황 반등)과 DDR5 효과에 따른 2분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세 둔화가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바텀업(bottum-up) 데이터"라며 "만일 2분기 ASP 하락폭 둔화세와 실적 개선이 확인된다면 사이클 반등에 대한 주가 확신은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초 5만5500원에서 이날 장중 7만원까지 26.1% 가량 올랐다. 자료=한국거래소

반도체주의 또 다른 상승 배경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11조3641억원)의 81%가 삼성전자(9조1983억원)를 매수하는 데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최대치로, 이러한 추세가 쭉 이어진다면 1년 기준 역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이 된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18일 삼성전자를 3613억원 순매수하고 19일에는 5262억원 매수하는 등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 배경으로 "충분한 반도체 생산능력과 풍부한 현금(1분기 말 기준 98조2000억원)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이번 반도체 다운사이클 이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지며 내년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또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10조5000억원)의 상, 하반기 비중은 각각 12%(1조3000억원), 88%(9조2000억원)로 추정돼 하반기 실적개선 폭 확대 전망도 외국인 순매수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대한 머니무브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 역시 이날 기준 52.20%를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율이 52%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4일부터 올해 5월 23일까지 최근 1년간 증권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포스팅한 숫자는 직전 1년(2021년 5월 24일~2022년 5월 23일)에 비해 3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앤리서치는 뉴스, 커뮤니티, SNS 등 12개 채널에 속한 23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관심도와 호감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식' 포스팅 수는 20만5805건을 기록해 직전 1년(15만2000건) 대비 크게 늘었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지난 2021년 1월11일 9만86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9월 30일 5만1800원까지 떨어지자 저가 이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며 "특히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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