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에 날개 단 엔비디아...비싼 주가에 투자자들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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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풍에 날개 단 엔비디아...비싼 주가에 투자자들은 '고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5.2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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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강력한 1분기 실적발표 후 시간 외 28% 급등
전망 긍정적이나 이미 주가는 올 들어 110% 급등
고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는 월가에서도 엇갈려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 발표 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24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사진=연합뉴스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 발표 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24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A'와 'I' 없이는 엔비디아(Nvidia)의 철자도 쓸 수 없다"

엔비디아의 1분기 강력한 실적이 발표된 후 투자매체 모틀리풀은 이렇게 언급했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의 폭발적인 수요가 엔비디아의 기록적인 실적을 이끌었고, 향후 전망을 장밋빛으로 물들게 했다는 것이다.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 발표 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가면서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동시에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기대에 힘입은 강력한 전망...2분기도 긍정적일 듯

24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1억9000만달러로 예상치(65억2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 역시 1.09달러로 예상치(0.92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발표됐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이 11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71억5000만달러)를 50% 이상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1분기 실적과, 2분기 긍정적인 전망에는 생성형 AI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개발에 이용되는 반도체를 전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큰 고객인 인터넷 기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은 것"이라며 "이 고객들은 생성형 AI 및 대규모 언어 모델 구동을 위해 그래픽 칩을 탑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수요 급증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성장이 몇 분기 동안 확장됐고, 하반기에는 이미 훨씬 더 많은 공급을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엔비디아는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서두르면서 전반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며 "엔비디아는 AI 경쟁의 최대 단기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이미 올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109% 상승했는데, 이날 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28% 추가 급등했다. 

이날 정규장에서는 305.38달러로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시간외 거래에서는 39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33.76달러는 물론 장중 신고가인 346.47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 끝에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9500억달러 이상으로 올라섰으며, S&P500 기업 내 다섯번째로 큰 회사로 올라섰다. 버크셔해서웨이(시가총액 7000억달러)와 메타(6390억달러), 테슬라(5800억달러)를 모두 앞질렀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애드워드 존스의 분석가인 로건 퍼크는 "생성형 AI의 러시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엔비디아의 칩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매체인 배런스 역시 "AI 칩의 선도적인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에 대해 월가 분석들은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팩트셋에 따르면, 약 74%의 분석가들이 엔비디아 주식에 대해 매수 혹은 이와 동등한 등급의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많이 오른 엔비디아 주가는 부담

문제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이미 이같은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10%를 넘어섰으며, 이는 S&P500의 상승률(7.6%)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75배에 달한다. 이는 TSMC(13배), 퀄컴(11배) 등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주가가 비싸다는 뜻이기도 하다. 

팁랭크스가 분석한 월가가 내놓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309.52달러로 24일 종가(305.38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모틀리풀은 "밸류에이션은 기회의 크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AI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추정치는 그 범위가 매우 넓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주력인 게임 부문의 매출이 부진한 점도 고려할 부분으로 꼽혔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은 매출이 19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당초 예상치(22억4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전년대비로도 매출이 38% 급감했다. 엔비디아 측은 경제 부진과 함께 게임용 최신 GPU 증가 탓으로 돌렸다. 

CNBC는 이를 언급하며 "자율주행차를 위한 칩 등 자동차 부문의 매출은 114% 성장했으나 여전히 3억달러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AI 이외의 부문이 부진함을 지적했다. 

황 CEO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미국 기술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황 CEO는 전일 FT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로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의 손이 묶였다"며 "중국은 미국 기술업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인 만큼 제재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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