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고공행진하는 독일·프랑스·일본증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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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고공행진하는 독일·프랑스·일본증시, 배경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5.22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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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DAX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강한 실적이 모멘텀
에르메스 등 럭셔리 기업 강세 속 프랑스 증시도 고공행진
주주친화 정책에 일본증시는 33년래 최고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려
독일 증시와 프랑스 증시, 일본증시 등이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일 증시와 프랑스 증시, 일본증시 등이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독일 증시와 프랑스 증시, 일본증시 등이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 증시는 박스권 흐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유럽 및 일본 지역의 증시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의 강세가 기업 실적 호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도,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독일 DAX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DAX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의 40대 상장 기업으로 구성된 DAX 지수는 지난 19일 장중 1만6333선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1만6291선을 넘어서는 기록으로, DAX 지수는 1년 반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DAX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다"며 "기업들의 강한 실적 전망은 독일 경제가 경기침체 기로에 놓여있다는 우려를 떨쳐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 기업들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높은 기업 이익을 달성했다. DAX 지수에 포함된 BMW와 지멘스, 에어버스 등 13곳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은 "강한 기업이익이 시장의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유럽 주식에 대한 전망을 더욱 낙관적으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과, 중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 또한 제조업 중심의 독일 증시에는 힘이 됐다. 

FT는 "제조업 중심의 독일 증시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의 경제 재개 기대감에 따른 혜택을 받으면서 상승했다"며 "지난 10년간 기술주 중심의 미국 시장이 유럽 시장을 앞서왔으나, 9월 이후에는 추세가 역전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럭셔리 기업들 강세 속 고공행진...日 증시도 강세 

프랑스 증시의 강세도 눈부시다. 

올해 이후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16% 수준이다. 이는 S&P500 지수의 연간 수익률인 9%를 웃도는 것이다. S&P500 지수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점대비 88%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CAC 40 지수는 당시의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CAC 40 지수의 강세를 이끈 것은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과 에르메스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기업이다. LVMH와 에르메스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29%, 39%에 달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리오프닝 효과, 글로벌 소비 양극화 현상 등과 같은 매크로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두 기업의 공통점은 높은 마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햇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3년 LVMH와 에르메스의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각각 27%와 41%로,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12%)와 CAC 40 기업(13%)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 변화와 무관하게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는 기업의 주가 프리미엄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의 강세 흐름도 두드러진다. 

지난 19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3만924.57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990년 8월 이후 약 3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픽스 지수 또한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고공행진 배경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과, 강력한 실적에 힘입은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정책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닛케이 225 지수의 경우 주당 배당금은 2010년 175엔에서 2022년 592엔으로 240%나 증가했다"며 "2023년과 2024년 각각 604엔과 632엔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배당성향 또한 지난 2021년까지는 S&P500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더 높았지만, 2022년의 경우 닛케이 225지수 배당 성향이 41%로 S&P500(35%)을 상회한다는 것. 

그는 "2023~2024년 전망 역시 닛케이 225 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설명했다. 

매크로 불확실성 속 향후 전망은 엇갈려

독일과 프랑스, 일본 증시는 일제히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제프리스의 일본 주식 전략가인 슈리칸트 케일은 "일본은 대만 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없이 중국의 경제회복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며 "일본은 아마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최고의 옵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기업실적 개선과 엔저 효과에 힘입어 토픽스 지수는 추가적으로 9% 가량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독일 증시의 경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NG그룹의 경제학자인 카르스텐 브레스키는 "독일 경제에 환상적이고 장밋빛 그림은 분명하지 않다"며 "금융시장은 그들만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록적으로 높은 증시는 우울한 거시경제 배경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ZEW 경기기대지수의 경우 5월 들어서 1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점은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유럽 증시 분석가는 "ZEW 지표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돌아선 것은 향후 주식시장이 다시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비중이 큰 프랑스 증시 역시 경기 둔화 조짐이 해소되지 않으면 증시가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바클레이스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인 에마뉘엘 카우는 "향후 전망에 있어 중요한 문제는 명품 시장이 소비 둔화에 영향을 받을 지 여부"라며 "일반적으로 명품 기업들은 과거 리세션 기간에 저조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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