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실적 나빠도 꿋꿋한 주가…외국인 매수세에 하반기 기대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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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실적 나빠도 꿋꿋한 주가…외국인 매수세에 하반기 기대감 영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26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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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영업손실 3.4조에도 주가 2%대↑
삼성전자 감산 발표로 업황 개선 기대감 커져
외국인 3월 삼성전자 1.3조 순매수…이달은 2.5조
미국 6개 기업 한국에 2.5조원 투자 발표 호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0원(0.16%) 상승한 6만3700원에,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300원(1.52%)상승한 8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12.8%, 하이닉스는 12.7% 올랐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이날 개장 전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2조1557억원 대비 58.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8639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은 2조5855억원(순손실률 51%)이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들 기업이 지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돼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부터 반도체 업황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약 12%가량 상승했다. 자료=네이버증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약 12%가량 상승했다. 자료=네이버증권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글로벌 유동성 YoY 증감률,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중국 신용자극지수 등 향후 매크로 경기와 수요를 선행하는 지표를 6개월 가량 후행해 왔다"며 "최근 경기선행지표들의 반등은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호전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 P/B 배수가 2009년 1월(리만 사태)에 1.17배, 2011년 8월(유럽 재정위기)에 1.24배, 2016년 1월(중국 신용위기와 유가 급락)에 0.94배, 2018년 12월(미중 무역 전쟁)에 1.04배, 2020년 3월(코로나19)에 1.08배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현 주가 6만3700원은 1.46배 수준으로 과거 저점 배수 평균치인 1.10배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현 주가 역시 8만6800원으로 평균 저점 배수(0.95배)를 상회한다. 

송 연구원은 "2024년 예상되는 반도체 업황의 강한 회복을 감안하면 내년 하순경 삼성전자는 Val. 배수가 2.0~2.2배의 고점 배수까지 상승하고 SK하이닉스는 1.8~2.0배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 하락 시마다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메모리반도체 재고 피크아웃 가시성이 재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당분간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겠지만 하락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구매자들이 주문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2분기~3분기 점진적인 수요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D램 공급사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 역시 "메모리 수요가 연초대비 감소해 1분기 고객사 재고가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공급 업체 감산 효과 본격화로 업계 재고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가격 탄력성에 따라 메모리 사용량 증가, 수요 증가와 감산 효과가 맞물리며 하반기 수급 상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투자 축소로 업계 공급 여력이 감소하고 내년에는 제한적인 생산 증가만 가능할 것"이라며 "호황기 개선 폭이 매우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5347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3월 한 달 동안 순매수한 금액(1조375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반도체 감산 소식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반도체 감산을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가 더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은 이달 초부터 지난 25일까지 SK하이닉스를 4239억원 순매도했으나, 3월 한 달(-6449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감산을 결정한 점이 향후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감산 시행 후 4개월 이후부터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공급 축소는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메모리 가격 상승은 3분기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기간 동안 이뤄진 투자 소식도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의 미국 6개 첨단기업은 한국에 총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온 세미콘덕터(On Semiconductor)와 그린 트위드(Greene Tweed)가 투자를 결정했다. 온 세미콘덕터는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 반도체 생산시설을, 그린 트위드는 반도체 장비용 특수 오링(O-Ring) 생산시설을 각각 갖춘 기업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투자신고식에서 "투자 규모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첨간 기술을 한국 산업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양국 경제발전에 큰 시너지로서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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