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속출·증시 조정에 2차전지주 '흔들'…금감원장 '이상 과열' 지적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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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속출·증시 조정에 2차전지주 '흔들'…금감원장 '이상 과열' 지적도 한몫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2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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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70선, 코스닥 830선까지 후퇴
LG엔솔(-2.47%), SK이노(-2.57%), POSCO홀딩스(-3.89%%) 빠져
에코프로비엠(-5.72%), 엘앤에프(-6.27%)도 하락
이복현 금감원장 "2차전지 중심으로 주식시장 이상 과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국내 증시가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하고 코스닥도 830선으로 후퇴하는 등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매물 출회로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계속 급락하는 가운데 그동안 과열 양상이라고 지적받은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25일 오후 2시 현재 2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1만4000원(-2.47%) 떨어진 5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2.57%), POSCO홀딩스(-3.89%), LG화학(-3.78%) 등도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에서도 에코프로비엠(-5.72%), 엘앤에프(-6.27%) 등이 급락했다. 특히 이날 실적을 발표한 천보의 경우 주가가 -14.80% 빠졌다. 

천보는 1분기 잠정 연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44% 감소한 470억원, 영업익은 약 85% 줄어든 16억원 가량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2차전지소재 부문 판가와 출하량 동반 하락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전자소재 부문 또한 LCD 업황 둔화 지속에 부진한 실적을 시현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천보의 경우 2차전지주 차익 실현 심리와 함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이 발표되면서 이날만 주가가 14% 가량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2차전지주 차익실현 심리가 커진 데 이어 이날 오전 정부에서 2차전지주 과열을 지적한 발언이 하락의 추가 촉매 역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올해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등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 증가와 테마주 투자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감시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부당권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전지 등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한 데 이어 최근 SG증권발 대량 매물 출회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쏟아지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를 언급한 것이다. 

앞서 삼천리, 대성홀딩스, 선광 등의 종목들은 전일 하한가를 기록한 후 이날도 하한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 레버리지성 수급의 과도한 유입과 그에 따른 청산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코스피 신용잔고는 연초 이후 약 1조원 증가한 반면 코스닥은 3조원 가량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4018억원으로 지난해 6월17일(20조6863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일간 이동평균선 상으로 단기>중기>장기 이평선이 정배열되는 상승추세를 4월 이후 오랜만에 만들었으나, 최근 연이은 급락으로 이평선 정배열이 훼손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됐다"며 "4일 연속 장대음봉을 내리꽂으면서 저점이 낮아지고 있는 등 이와 같은 기술적 분석상 요인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포지션 청산 유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점차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의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우려 요인이다. 국내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들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1분기 3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급증했으며, 올해는 약 180만대 이상 수출할 예정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유럽과 이머징 국가의 전기차 시장 잠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배터리와 소재 업체들의 현지 진출까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일본 배터리 업체들도 북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유럽 등 떠오르는 시장은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최근 K배터리 일부 소재업체들의 차별화된 주가 상승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안전하게 점유한다는 가정 하에 차별화될 수 있다"며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그로벌 시장을 균형있게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 보수적 가이던스 제시했던 배터리 셀 메이커들의 경우 환율 상승과 AMPC 효과로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중 확대를 권고하나, 소재 기업들의 경우 탄산리튬 가격이 2022년 고점인 582위안/kg(84달러/kg)에서 최근 161위안/kg(23달러/kg)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극재와 리튬 관련 기업들의 경우 2022년 연중 발생했던 래깅 효과에 따른 실적 서프라이즈 요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부분 기업이 높아진 실적 추정치 기준 P/E 밴드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며, 가격 매력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선별 접근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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