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도 부품도 '호실적' 전망…자동차株, 저평가 딛고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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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도 부품도 '호실적' 전망…자동차株, 저평가 딛고 달릴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13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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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전기차에 24조원 투자
현대차·기아 비롯해 현대오토에버·HL만도 주가 상승
"단기적으로는 실적 우려 없이 매력적…하반기 이익 둔화는 우려"
최선호주로 현대오토에버 제시…매출액 가이던스 상회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분야에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초 17만8500원에서 전날 19만8200원으로 9.9% 올랐다. 특히 투자계획이 발표된 11일에는 6200원(3.34%), 이튿날인 12일에는 6100원(3.18%) 상승했다. 

기아 역시 지난달 초에서 전날까지 7만7800원에서 8만6100원으로 9.6% 상승했다. 11일에는 4000원(4.94%), 12일에는 1100원(1.29%) 올랐다.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경기 화성 기아 오토랜드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가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상위 3위 달성을 위해 총 2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로 늘리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도 364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오토에버는 11일 10.68%, 12일 4.38% 상승했으며, 현대모비스는 이틀간 각각 3.51%, 4.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온시스템(4.78%, 4.56%), HL만도(4.35%, 2.92%)도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24일에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전동화 부문에 16조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한 바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공식 발표를 통해 연평균 3~4조원 국내 전동화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급등분에 대한 일부 되돌림 가능성은 있지만, 최근 국내 자동차 업종 실적 추정 상승 대비 주가 상승 제한됐다는 점에서 코스피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율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1분기 완성차 중심 실적 펀더멘털 기반으로 주가 호조 예상하며,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 개선 본격 가시화되면 부품주로의 비중확대 전략 지속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역시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각각 23만5000원과 11만원으로 상향한다"며 "연말~연초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낮은 인센티브를 유지하면서 견조한 판매증가가 나오고 있어 질적 성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기차 판매비중 상승과 개선된 주주환원정책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완성차 업계의 주가가 맥을 못 춘 것과는 달리 올해 전망은 밝을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1월 3일 21만500원이던 주가는 같은 해 12월 29일 15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8만2600원에서 5만93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말 15만1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 주가는 올해 실적 호조를 반영하며 전날 19만8200원까지 올랐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동차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판매 호조가 나타나고 있으나 주가는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에 이익이 둔화되면 완성차 업체의 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완성차의 호실적은 코로나19와 공급 차질 이후 발생한 대기 수요에 기반하고 있고, 향후 공급 정상화가 진행되며 점진적인 하락 사이클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더라도 현 주가는 호실적과 피크아웃 중 피크아웃에 쏠려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자동차 업체들은 3년간 누적된 호실적의 결과를 한 번도 주가에 반영하지 못한 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불황의 사이클만 밸류에이션에 선반영하고 있다"며 "원인은 단순히 업황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자동차 섹터 전반에서 전통 업체들에 대한 소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밸류에이션은 고정돼 실적의 변동성과 주가의 방향성이 일치하는데, 2021~2023년의 호실적은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정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자동차가 잘 팔리는 현상이 '이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섹터를 단기적으로 본다면 실적에 대한 우려 없이 매력적인 주식들"이라며 "다만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판매와 실적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완성차 주식에 투자한다면 높은 확률로 나타날 하반기 이익 둔화 기간에는 주식 매도라는 선택지가 크게 다가온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이익 둔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자동차 부품이나 소프트웨어(SW) 등 관련주의 경우에는 하반기에도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견인하는 차량 SW 부문은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며, 현대차그룹의 높아진 가이던스 달성 가능성과 브랜드 경쟁력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볼륨 차종이 아니기에 외형 성장에 대한 기여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올해 모빌진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대한 가시성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오토에버를 완성차 성장의 최대 수혜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전년비 50%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시작 단계로, 차량용 SW는 고도의 안정성과 보안성이 요구되고 차종별·지역별 복잡성도 높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부품사 중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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