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결정, 전세계 인플레 압력 더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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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결정, 전세계 인플레 압력 더 커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4.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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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116만배럴 자발적 감산 깜짝 발표
브렌트유 86달러까지 오르는 등 유가 즉각 반등
분석가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 더 커질 듯"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자발적 감산을 깜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자발적 감산을 깜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자발적 감산을 깜짝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OPEC+가 생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왔으나, 예상과는 달리 감산을 발표했고, 유가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조치가 유가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각에서는 전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OPEC+, 하루 116만배럴 자발적 감산 깜짝 발표

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OPEC+는 5월부터 하루 116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내달부터 하루 50만배럴 감산에 나서며, 이밖에도 이라크는 하루 21만1000배럴, 아랍에미리트(UAE)는 14만4000배럴, 쿠웨이트는 12만8000배럴을 각각 줄이기로 하는 등 회원국들은 자발적 감산에 나선다. 앞서 이번달부터 3개월간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발표했던 러시아 또한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에너지부는 "이번 감산 조치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며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발적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는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다. 앞서 지난해 10월 OPEC+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모두 합치면 전체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 사이에 균형을 이룬 것으로 여겨졌던 석유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8% 급등해 배럴당 81달러를 웃돌았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 이상 급등하면서 86달러를 상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예상한 선제적 조치"

분석가들은 은행권 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OPEC+가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리콘밸리뱅크(SVB)를 비롯해 시그니처뱅크 등 일부 은행이 문을 닫고,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는 등 은행권의 유동성과 관련한 대혼란이 발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금융당국의 발 빠른 조치로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으나,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권 우려가 기업들의 투자나 소비자 대출을 억제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연구 책임자인 암리타 센은 "OPEC+는 은행 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감산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립 석유 분석가인 나산 파이퍼 역시 "OPEC+의 조치는 세계 경제 약화로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예상한 것으로, 중기적으로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 국가안보회의(NSC)의 대변인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감산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OPEC+의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우리는 미국 소비자를 위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에 초점을 맞춰 원유 생산 및 소비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FT는 "이번 감산 조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사이의 갈등을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 및 인플레 압력 강화 불가피"

주요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유가 상승을 이끌고, 이것이 전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WSJ은 "이번 조치는 원유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만일 유가가 더 높은 수준에 있다면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고 불안한 은행권 우려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앙은행의 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CNBC 역시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즉각적인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유가 전망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감산 조치를 반영해 2023년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90달러 대비 5달러 상향 조정, 배럴당 95달러로 올렸다. 2024년 12월 전망치는 기존 97달러 대비 3달러 상향조정한 배럴당 100달러를 제시했다. 

투자회사인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유가는 3달러 가량 추가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조치는 두말 할 나위 없이 가격 상승세로 연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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