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3년만 중국행, 자율주행차 챙겨…전장 주도권 확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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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3년만 중국행, 자율주행차 챙겨…전장 주도권 확보 '잰걸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27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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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3년 만의 방중
삼성전기 톈진공장 찾아 MLCC 점검
자율주행차 시대, 주도권 확보 잰걸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24일 중국 톈진의 삼성전기 MLCC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삼성의 전자 계열사가 모인 톈진(天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인 천민얼 톈진시 당서기와 만났다. 이어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해 비즈니스 리더들과 만나 경영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다졌다. 

삼성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전세기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다음 날인 24일 오후 삼성전기 톈진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이 중국 내 사업장을 찾은 건 2020년 5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 발걸음한 이후 3년 만이다. 

자율주행차 핵심 MLCC 점검

이 회장은 삼성전기 톈진 공장에서 적층세라믹콘데서(MLCC) 생산 라인을 살폈다. MLCC는 전자부품의 전자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해주는 핵심 부품이다. 2021년 가동을 시작한 톈진 공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함께 IT와 전장용 MLCC의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장용 MLC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본적을 스마트폰에 800~1000개, TV엔 2000여개가 탑재된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완성차에는 대략 2만개 이상의 MLCC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전장용 MLCC를 점찍은 바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어 시장 기대감도 높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내연기관 대비 3배 수준의 MLCC가 채용되는 전기차는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전장용 MLCC 수요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전망도 비슷하다. KB투자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MLCC 시장 규모는 2020년 16조원에서 2024년 20조원으로 성장하며 같은 기간 전장용 MLCC 비중은 29%에서 35%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암바렐라의 최신 시스템온칩(SoC) 'CV3-AD685'을 생산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시대, 주도권 확보 잰걸음

삼성은 전기차로 시장 전환과 함께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대감이 높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장 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 및 설계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돼서다. 현재 차 한 대당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 반도체가 필요하다.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용량도 5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통합 시스템 반도체(SoC), AI용 엣지컴퓨팅 솔루션(클라우드에 연결되지 않아도 자동차 및 전자기기 등 단말기에서 인지·판단이 가능한 기능) 등 전장 기술 통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인 암바렐라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맡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암바렐라 시스템온칩(SoC) 'CV3-AD685'는 ADAS에 탑재되는 반도체로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첨단 5나노 공정은 자율주행 차량의 전례 없는 성능 향상을 가져온다"며 "앞으로 많은 자동차 업계 고객들이 CV3-AD SoC의 탁월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에 있어 오토모티브로 확대하는 등 파운드리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분야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O), JBL 등과 자동차 및 TV, 스마트디바이스 등의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하만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인수된 지 6년 만에 최대이익을 거두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연간 12조5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존 약 9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 받은 뒤 진행한 최대 인수합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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