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美 경제]① 연준, 금리 인상했으나...긴축 의지는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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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美 경제]① 연준, 금리 인상했으나...긴축 의지는 꺾였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23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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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OMC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4.75~5.0%로 올라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일축했으나 긴축 의지 눈에 띄게 약화
은행권 사태 관련 불확실성 시사하기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여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웠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됐다.

여전히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경제지표와, 실리콘밸리뱅크(SVB)의 갑작스러운 붕괴에 따른 은행권의 혼란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높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상과 금리 동결, 금리 인하 전망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줬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건전함을 강조했으나, 곳곳에서 금리인상 행보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이는 은행권의 혼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향후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 일축...그러나 덜 매파적인 연준

연준은 23일 FOMC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5.00%로 올랐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는 지출과 생산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자리는 최근 몇 달간 증가했고 견조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라면서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금리동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연준은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의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 아님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면서도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는 기본 시나리오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해 시장이 기대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날 FOMC에 대해 덜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파월 의장의 발언과는 달리 곳곳에서 기존에 비해 긴축 의지가 약해진 모습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먼저 FOMC 성명서에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ongoing increases)이 적절하다'는 문구가 사라지고, '일정 수준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아마도 적절할 것(some additional firming may be appropriate'라는 문구로 대체됐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라는 표현은 앞선 8차례 FOMC 성명문에 포함됐으나 이번 성명문에서는 사라진 것이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신용공급 위축이 일정 부분 금리 인상에 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이는 시장으로 하여금 점도표 이상의 금리 인상은 없을 수 있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1%로, 지난해 12월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다.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한 차례 더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4.3%, 2005년말 전망치는 3.1%를 각각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5월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 후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기대했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줄었으나, 5월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판단"이라며 "5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거나 0.25%포인트 추가 인상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불확실성에 연준 긴축 의지 약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긴축 의지가 약해진 배경에는 은행권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의 은행 관련 스트레스가 경제를 얼마나 둔화시킬 지 언급하기에는 이르다"고 언급, 은행권 파장에 따른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시스템이 안정적이라고 하면서도 향후 은행 대출 축소가 경제에 미칠 경로는 알기 어렵다고 평가했다"면서 "이는 지금은 금융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안정에 방점을 둬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연준은 이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실상 원칙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시장과 연준의 괴리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 3월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미 연준이 SVB발 신용위기를 조기 진정시킬 수 있다는 강인한 인상을 던져주지 못함과 동시에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안도감도 던져주지 못했다"며 "미 연준이 금융시장을 주도하기보다는 파월이 강조하는 데이터 의존적 태도, 즉 데이터 혹은 신용경색 상황에 따라 미 연준이 따라가는 듯한 미약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이후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상 12월 FOMC 금리 상단 컨센서스는 4.5%로 형성됐다. 이는 시장이 바라보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변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이는 결국 향후 물가지표가 안정될 것이고, 그것이 연준의 통화정책도 바꿀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도 데이터 의존적인 만큼 4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그의 평가가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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