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장]③ "파월은 소방관이자 경찰관"...연준, 시장의 신뢰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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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장]③ "파월은 소방관이자 경찰관"...연준, 시장의 신뢰 회복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22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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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FOMC...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은행권 우려 진정시키면서 인플레 완화에 대한 의지 내비쳐야
불확실성 속에서 점도표 등 미공개 가능성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은행권의 우려가 안정될 지 여부가 달려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은행권의 우려가 안정될 지 여부가 달려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약 2주 전부터 시작된 은행권에 대한 우려는 다소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6일 이후 2주만인 2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22일 장중 2400선을 회복했는데, 이를 장 마감시까지 지켜낸다면, 지난 13일 이후 약 열흘만에 종가 기준 2400선을 넘어서게 된다. 

실리콘밸리뱅크(SVB) 붕괴 등 은행권의 파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어둠 속으로 이끌었으나, 미 금융당국 등의 발 빠른 지원 조치로 먹구름이 걷히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학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한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결정보다 중요한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여느 때보다 많은 질문에 직면하게 될 파월 의장이 어떠한 답을 내놓는 지 여부에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지, 혹은 다시 증폭될 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은행권 위기 이끈 연준

SVB의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은행 건전성을 우려한 예금 인출, 즉 뱅크런이었으나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킨 근본적인 원인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었다. 

지난 1년간 연준은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8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SVB가 보유하고 있던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은행의 건전성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SVB의 붕괴와 관련, 연준이 상당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의 수석 경제학자인 미키 레비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오피니언을 통해 "연준의 과도하게 수용적인 정책과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은 은행들이 국채를 사들이도록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발언을 줄곧 이어오다, 지난 2021년 11월30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언급,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시인했다. 이어 2022년부터는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다. 

레비는 "연준의 잘못된 예측은 인플레이션과 은행의 위기를 초래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증권의 분석가들은 "연준이 지난 40년 동안 가장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착수함에 따라 무언가 깨지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고 토로했다. 

알리안츠 ETF 시장 전략가인 요한 글랜은 역시 "월가의 그 누구도 금리가 0% 안팎에서 5%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무언가는 부서질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 이전에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방관이자 경찰관인 파월...기자회견이 관건

연준이 은행권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은행권 관련 우려를 완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또한 연준의 몫이다. 투자자들은 '금융 안정'과, '인플레이션 완화'라는 두 가지 이슈에서 연준의 균형 잡힌 시각을 기대하고 있다. 

월가의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안정보다 금융 안정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반면 선물 시장에서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80% 확률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그간 파월 의장이 지속해 온 인플레이션 안정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다, 은행권의 우려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글랜은 "사람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면 '연준이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을 막기 위해 연준은 아마도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은행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시켜야 하며, 금리를 동결한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재차 치솟지 않을 것임을 안심시켜야 한다. 

2021년까지 Fed 이사회 고문을 지낸 엘렌 미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에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시기"라며 "파월은 소방관이자 경찰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속 점도표 미공개 가능성도 있어 

이번 FOMC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금리 결정 뿐만이 아닌 성장과,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 매크로와 관련한 새로운 예측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시각을 담은 점도표도 공개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1%를 기록한 바 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보다 더 높은 수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4%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한 어떠한 지침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불과 2주 전 파월 의장은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리 동결 혹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짧은 시일 내에 금리 전망이 완전히 뒤집어지기도 했다. 여전히 은행권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현 시점에서의 어떠한 전망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파월이 향후 금리에 대한 지침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월은 연준이 금융 상황과 경제 데이터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은행들이 너무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했기 때문에 연준이 분기별 경제 전망을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은 어느 쪽이든 확실하게 약속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은 "분석가들의 예상은 엇갈리지만, 이들이 모두 동의하는 분명한 한 가지는 향후 금융시장 안정 여부는 연준에 달려 있다는 점"이라며 "연준의 이번 회의는 파월 의장의 오랜 경력 중 가장 중요한 회의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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