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100조 투자 나선 '현대차·LG', 미래차로 경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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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100조 투자 나선 '현대차·LG', 미래차로 경쟁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1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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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 미래 모빌리티 100조원 투자
전장 경쟁력 갖춘 LG, 완성차 진출 여부 '주목'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이 미래차 산업 투자를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63조원을, LG그룹은 44조원을 미래차 부문에 쏟아붓는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도약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323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2%를 목표로 내걸었다. 글로벌 생산량의 45% 수준인 144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 전환과 신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에 6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은 전동화와 친환경 부문에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전동화 제품 경쟁력 확보와 전동화 부품 선행기술 개발 등과 같은 연구개발 투자 뿐만 아니라 전용 공장 구축과 라인증설 등 투자도 포함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U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미래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하고, 신차 개발 등 제품 차별화와 공장 스마트화 등 시설투자에 38조원을 투입한다. 

LG그룹 5년간 54조원 투자

LG그룹은 ▲배터리와 전기차 부품 및 소재 사업 등 미래차 부문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케어 ▲폐플라스틱 및 폐배터리 재활용과 탄소 저감 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향후 5년 간 국내에 54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글로벌 선두를 유지 중인 배터리와 전장 등 미래차 관련 산업과 미래차 산업과 연관성이 큰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가장 투자금 대부분인 44조원을 투입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4680배터리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LG화학도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AI와 소프트웨어, 클린테크 등 신산업군에도 10조원을 투입한다. AI 사업은 2020년 그룹 차원의 AI연구 허브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등 성장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 투자를 강화한다. 

현대차 vs LG, 미래차 격전 불가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CES 2022' 기조 연설에서 "모든 사물에 대한 이동성(모빌리티)의 한계를 없애겠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했다. 이어 정 회장은 "현대차의 미래 사업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 회장이 정의한 미래 모빌리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빌리티의 한계가 사라진 세상'이다. 신기술이 적용된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모빌리티가 되며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이 만나는 접점인 '메타버스'까지 이동 범위가 확장된다. 자동차, 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기기 역할을 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 정 회장이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오브 띵스(MoT)'와 '메타 모빌리티'로 압축된다. 

LG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는 어떨까.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LG전자는 이동 수단의 실내 공간을 가정의 거실과 동일한 개념으로 정의하며 모빌리티 플랫폼을 표방하고 나섰다. '휴머니티를 향한 모빌리티'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과 궁극적인 지향점이 같다. 여기에 더해 LG그룹은 글로벌 종합자동차 부품기업 마그마와 함께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LG전자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부문은 이미 현대차그룹도 사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여러 부문에서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경쟁이 불가피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주목할 건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LG그룹의 전장 능력이다. 

LG전자는 'CES 2022'에서 인공지능 미래 자율차 콘셉트 LG 옴니팟을 선보였다. LG가 실제 차 형태로 콘셉트카를 선보인 건 처음이다. 옴니팟은 업무를 위한 공간뿐 아니라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LG는 마이크로 OLED, 롤러블 및 투명 OLED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신속성과 정확성, 심미성을 갖춘 이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현재 배터리 중심의 전기차 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의 시장에서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는 제조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2020년 12월 마그나와 합작으로 설립한 LG마그나를 통해 섀시 기술을 확보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다. LG마그나의 주요 사업 내용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파워 일렉트로닉스, 배터리 히터, HPDMHigh Power Distribution Module), PRA(Power Relay Assembly), DC 충전박스(DC Charging Box), 배터리·셀, 배터리팩 부품 등이다. LG 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조합하면 완벽한 전기 파워트레인이 완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LG그룹은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전동화 파워트레인 관련 부품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고, LG이노텍의 통신장비와 ADAS(최첨단운전자보조장치)용 카메라, 조명, ABS모터 등을 육성 중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HMI기술을, LG하우시스는 자동차 내·외장재 원단 및 소재 부품을,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 통신 등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마그나가 가진 구동계 및 자율주행 관련 노하우와 북미와 유럽의 OEM과 오랜 기간 쌓아온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과 합쳐진다면 빠르게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여지가 크다. 물론 LG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많은 제약이 따른다. 과거 삼성자동차의 사례와 유사하다. LG는 계열사 가운데 꽤 많은 곳이 완성차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다. 그럼에도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속속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이동수단의 본질 중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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