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혁신기술 집약' 쿠팡 대구FC…"상품이 사람 찾아가는 미래형 물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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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혁신기술 집약' 쿠팡 대구FC…"상품이 사람 찾아가는 미래형 물류시스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2.07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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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권 최대 규모 '대구FC'…3200억원 투자
AGV로봇·무인 지게차·소팅봇 등 첨단 기술 테스트베드
안전성·업무 효율 증대와 고용 창출 효과 기대
쿠팡 대구FC 내부에서 무인 지게차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쿠팡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쿠팡이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구 풀필먼트 센터(이하 대구F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물류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2일 찾은 대구 달성군 쿠팡 대구FC는 조용하지만 분주했다. 로봇이 렉 선반을 옮겨 직원에게 물품을 가져다주고, 무인 지게차가 쉼없이 재고가 가득 쌓인 팔레트를 날랐다. 포장된 상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하고 옮기는 일도 로봇의 몫이었다.

쿠팡은 로켓배송(익일 배송) 가능 지역인 '쿠세권(쿠팡+역세권)' 전국화를 목표로 지난 2014년 이후 물류자동화, AI 로봇 등 물류 인프라 및 기술 혁신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창립 이후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에 약 6조 2000억원을 투입했으며, 그 결과 현재 전국 30개 이상 지역에서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쿠팡 관계자는 "이는 곧 인구 70%가 쿠팡의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거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 물류센터 중에서도 최대 규모에 속하는 대구FC에는 쿠팡이 그동안 쌓은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혁신기술이 집약돼 있다. 다양한 최첨단 기술로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고객을 위한 로켓배송 서비스 품질은 한층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대구FC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대구FC를 통해 쿠팡의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커머스의 미래로 쿠팡이 믿고 있는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상품이 사람을 찾아간다"…미래형 물류 패러다임 제시

쿠팡은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AI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관리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돕는 대구FC의 스마트 물류 시스템 프로세스를 공개했다.

쿠팡은 대구FC의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 FC는 주요 물류 업무등에 무인 운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 소팅봇(sorting bot), 무인 지게차(driverless forklift) 등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AGV 로봇이 렉 선반을 옮기는 모습. 사진=김솔아 기자

쿠팡은 대구 FC 7·9층에 AGV 로봇 1000여대 이상을 도입,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7층에는 '로봇 청소기'와 흡사하게 생긴 AGV 로봇이 상품이 담긴 렉 선반을 옮기고 있었다.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며 절도있게 움직였다.

일반적인 물류센터에서는 작업자가 바닥에 고정된 렉 선반 사이를 오가며 상품을 찾아다니는 반면, 이곳에서는 상품이 제자리에 서 있는 작업자를 찾아왔다. 

렉 선반이 오게 되면 작업자 앞의 모니터에 집품할 상품의 이미지가 뜨면서 해당 상품을 선반의 어느 부분에서 빼야하는지 알려준다. 작업자는 해당 상품을 집어 바코드를 찍은 뒤 카트에 담으면 된다. 작업자가 직접 상품을 찾아도 되지 않기 때문에 렉 선반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나눌 필요도 사라졌다.

쿠팡의 설명에 따르면 AGV 로봇은 최대 1000kg 선반을 들 수 있으며 평균 2분 안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여준다. 

쿠팡 관계자는 "기존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PTG(Person to Goods) 방식이었다면 대구FC에는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의 물류 기술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업무 효율 높이는 무인 자동화

대구FC 5층에 마련된 리플레이스먼트 센터(보충센터)에는 수십개의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센터는 인근 센터에 재고가 부족할 경우 팔레트 위에 쌓인 대량의 재고를 옮겨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팔레트 역시 무인 지게차가 QR코드를 인식해 옮긴다. 직원이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무인 지게차가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준다. 

무인 지게차들은 직원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구역에는 '라이트 커튼'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사람의 출입이 감지되면 지게차 작업이 전면 중단된다. 중대재해로 이어지기 쉬운 지게차 관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셈이다.

'소팅봇'이 포장된 상품을 분류·운반하고 있다. 사진=쿠팡 

1층의 물류 허브에서는 수백대가 넘는 '소팅봇'이 복잡한 상품 분류 작업을 처리하고 있었다. 소팅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없앤 최첨단 물류 로봇이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기존에 허브 업무는 직원이 직접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야 하는 만큼 강도가 높았으나, 소팅봇 활용으로 업무 효율이 증가하면서 일반 직원의 업무량이 65%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2500여명 신규 고용 목표

쿠팡은 대구FC가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의 핵심으로,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기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며 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구FC에서 검증된 기술들은 다른 지역의 FC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고용 창출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쿠팡 측은 입고·집품 등 물류 업무를 비롯해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명(간접 고용 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전무는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더불어 물류산업이 노동집약 기반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해 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며 "AI를 이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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