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사망자 1300명 이상···세계 각국 구호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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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사망자 1300명 이상···세계 각국 구호 손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2.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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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6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지진은 84년 전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로 노후한 건물들이 대거 완파돼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현지교민/연합
튀르키예에서 6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지진은 84년 전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로 노후한 건물들이 대거 완파돼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현지교민/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 6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튀르키예에서만 91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84년 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의 강력한 지진으로 노후한 건물들이 대거 완파돼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구호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서 새벽 발생···카이로까지 진동 감지

지진이 튀르키예는 물론 인접한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역까지 충격을 가하면서 양국에서 최소 1300명 이상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파괴된 가운데 구조 작업이 진행 중으로, 추후 사상자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앙에서 약 1000㎞ 떨어진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진동이 느껴지는 등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대부분의 주민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발생한 점도 인명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도 지진 이후 한때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해운사 트라이베카는 이날 튀르키예에서 세이한 석유 터미널이 지진으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으며 동남부 항만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인 가지안테프성도 성벽과 망루가 일부 무너지기도 했다.

긴급 구조 작업 착수···무너진 건물 속 생존자 수색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직후 텔레그램에서 "모든 관련 기관이 재난위기관리청(AFAD)의 조율 하에 비상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무부, AFAD, 주지사 및 모든 관련 기관이 신속하게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튀르키예가 가능한 한 빨리 최소한의 피해로 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지진 피해 수습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라고 주문했다.

시리아 국방부도 긴급 구조 병력을 편성에 구조 현장에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트위터를 통해 "강추위와 폭풍이 몰아치는 좋지 않은 기상 조건이 비참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현지 언론은 지진으로 많은 주거 건물이 무너졌고,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미 오랜 내전 영향으로 내부 손상이 심한 건물들이 지진 충격에 쉽게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반군으로 양분돼 13년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3만명 사망 지진과 같은 7.8 규모···3차례 여진도 규모 6 넘어

이번 강진은 84년 전에 기록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으로 분석된다.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3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진 규모는 7.8로 이날까지 튀르키예가 관측·기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남아 있었다.

이날 지진도 당시와 같은 규모 7.8로 분석된다.

대륙판 '아나톨리아판'에 자리를 잡은 튀르키예는 지진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곳이다.

2020년 10월에는 튀르키예 해안에서 가까운 에게해 사모스섬에서 규모 7짜리 지진이 발생, 튀르키예인 24명이 숨졌다. 같은 해 1월에도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 최소 22명이 숨진 바 있다.

2011년 10월에도 동부에서 7.2 규모 지진으로 최소 138명이 사망했고 1999년에는 서부 이즈미르에서 7.4 규모 지진으로 무려 1만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지진은 강력한 위력만큼 여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옥타이 부통령은 최초 지진 이후 여진이 78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중 규모 6 이상이 3차례, 규모 5 이상이 8차례였다. 그는 최초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이 여진으로 더욱 위험해졌다고 경고했다.

백악관·EU·이스라엘 등 신속한 지원의지 표명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오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파괴적인 지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정부에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호세프 보렐 폰테예스도 뒤이어 트위터에서 "우리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에게 관심을 쏟고 있으며, EU는 도울 준비가 됐다"고 적었다.

튀르키예 강진의 여파로 진동이 감지된 인근 국가 중 하나인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 보안군은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 안보 시스템은 수년간 재난 현상을 처리하고 구조 작업을 수행한 경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에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희생과 손실에 괴로운 마음"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인도는 튀르키예 국민들과 연대하며 이 비극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위터에 "튀르키예 지진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충격받았다"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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