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차 '영업익 10조 클럽' 눈앞…부진한 中시장·IRA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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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현대차 '영업익 10조 클럽' 눈앞…부진한 中시장·IRA 극복해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2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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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22년 역대 최대 9.8조원대 영업이익 달성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 클럽' 달성 가능성 커져
글로벌 경기침체·IRA 등 복합위기 넘어야 할 산 높아
브랜드 경쟁력 및 미래 성장동력 강화 숙제로
현대차는 26일 지난해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대 초반 현대차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8년 3조원대였던 연간 영업이익은 2009년 5조6000억원대, 2010년 5조9000억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어 2011년 무려 8조원대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2012년 8조4000억원, 2013년 8조3000억원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작성했다. 영업이익 10조원 클럽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돌았다. 주가 역시 치솟았다. 2008년 3만원대였던 주가는 2012년 5월 27만원대로 9배 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내리막을 걸었다. 2014년 7조5000억원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점으로 2015년 6조원대로 하락했고, 2016년 5조원대, 2017년 4조원대까지 추락했다. 2018년에는 2조4222억원으로 바닥을 찍었고, 2019년 3조6055억원으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2조2947억원으로 다시 2조원대로 떨어졌다. 

10년여 사이 롤로코스터를 탔던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6조7000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 역시 118조원을 달성했다. 제네시스와 SUV, 전기차 등 고수익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게 주요했다. 그리고 26일 현대차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22년 현대차의 총매출은 전년보다 21.2% 증가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보다 40.2% 증가한 7조9836억원을 기록했으며 2022년 전체 판매량은 394만292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낮아 대기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트와 금리 인상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라는 변수를 남기긴 했지만 현대차의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0조원대 돌파를 점치는 시각들이 우세하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의견을 낸 17개 증권사는 올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0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으며 많게는 12조원대를 전망하는 곳도 있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10조 클럽 달성까지 글로벌 복합위기 등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영업익 10조클럽 달성, 넘어야 할 복병 많아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에서 실제 현대차가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복병이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현대차를 비롯한 우리 기업의 수출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고환율 효과 역시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아이오닉5 등 고가 차량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좋은 판매고를 올리며 9조원대 연간 영업이익에 일조했다. 그 이면에는 달러-원 환율 급등에 매출과 이익 모두 개선되는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환율과 상관 없이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면 되겠지만 에너지 대란 등에 휘청이는 유럽 경제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등 자국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 시장 등을 감안할 때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 

재고자산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3분기말 재고자산은 14조7432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보다 30% 급증했다. 재고 소진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고금리 영향으로 주문 취소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할부 금리가 치솟으면서 전기차 등 고가 차량에 대한 대기수요도 줄고 있어 재고소진이 더뎌질 수 있다. 재고 축적은 비용 증대로 이어지는 만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IRA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세타 엔진 사례와 같은 돌발적 충당금 반영 등도 올 한 해 현대차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을 북미 지역에서 만든 전기차로 제한하고 있다. 아이오닉5나 EV6 등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상반기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완공해 현지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약 2년간 보조금 공백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1위인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2016년 179만대에 달했던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사드 보복에 따른 한한령 이후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약 27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은 1.12%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약 13만대를 판매한 기아 역시 점유율 역시 0.56%로 처참한 수준이다. 둘을 합쳐도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68%에 불과하다. 

현대차 생산 직원이 울산 공장에서 생산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브랜드 경쟁력 강화해야

올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자신하며 한 차례 상향된 판매 목표를 내걸었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클럽 가입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현대차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 목표량은 국내 78만1000대, 해외 354만대로 모두 432만1000대다. 
 
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난이 완화하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세가 코로나19 이전의 85% 수준에 그친 점과 올해 신차 출시가 활발한 점 등을 감안해 현대차의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와 미국에서 이익이 많이 남는 차량 판매 흐름이 뚜렷했다"면서 "반도체 공급차질 회복과 함께 제네시스 판매량 증가 등 유의마한 이익기여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규 공장 가동과 함께 그동안 취약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사업 기회 확대도 기대 요소"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전동화 체제 전환 속도 지속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신산업 역량 확보 등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아이오닉5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5위권 도약과 입지 다지기는 물론 코나EV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분야 중에선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연계한 분야의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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