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 장기화 여부, 中 경제 재개 속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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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긴축 장기화 여부, 中 경제 재개 속도에 달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2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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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재개 기대감에 상품가격 급등...인플레 압력 재차 높여
연준 위원도 통화정책 위험요인으로 中 경제 회복 언급 
중국의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질수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빠른 경제 재개는 원유를 비롯한 상품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상품 가격의 강세를 이끌어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 압력을 낮추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펼쳐왔고, 최근에서야 인플레 압력 둔화의 징후가 조심스레 등장하고 있지만, 중국의 빠른 경재 재개는 이같은 연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中 수요 회복에 연준 긴축 장기화될 수 있어"

19일(이하 현지시간) CNBC는 "중국의 회복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랜 기간 인상해야 함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레이먼드 제임스는 상품 가격이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되기 이전인 2022년 초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중국의 수요 회복은 재차 상품가격을 상승세로 이끌어 연준의 그간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 전략가인 타비스 맥코트는 "2023년 전망에서 우리의 관점은 더욱 강한 중국이 연준의 매파적인 움직임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 재개로 인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다면 인플레이션 관련 우리가 이뤄낸 진전을 훨씬 더 미약한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날 것임을 발표한 지난해 12월 이후 상품 가격은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톤당 9436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한 달 전 대비 약 12.5% 오른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1월 알루미늄 가격 또한 11.7% 올랐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6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유 재고가 예상 외로 크게 증가하는 등 유가의 하방 압력이 상당하나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중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린 사실상의 주범인 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전망은 더욱 강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 재개로 석유 수요는 하루 190만배럴 급증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억170만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IEA는 "중국의 신속한 경제 재개에 힘입어 세계 석유 수요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의 경제 재개의 방식과 속도가 불확실하지만, 이는 세계 수요 증가의 절반 가까이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는 2023년 1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으나 이후에는 강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이것이 글로벌 석유 시장을 더욱 타이트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 이는 유가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불러드 총재 "통화정책 변수는 中 회복"

연준 관계자들 역시 통화정책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중국의 경제 재개 속도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경제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것은 글로벌 상품 시장에 있어 새로운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통화정책을 세울 때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위험 요인"이라며 "2022년 우호적이었던 요인들 중 일부가 이제 역전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 재개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으나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인 체탄 아히아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회복이 투자가 아닌 소비에 의해 더 많이 주도됨에 따라 우리는 나머지 지역으로의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세계 상품 수요가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급력을 더욱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상품가격의 강세 흐름도 일시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울프리서치의 팀나 태너스는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몇 달 동안 중국의 경제 재개와 관련한 기대감으로 폭발적으로 올랐으나 우리는 그것이 지속 가능한 움직임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다만 "알루미늄 등 상품의 수요가 이렇게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장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고가 낮은 수준이고 춘절 이전에 재고를 보충한다면 그 모멘텀은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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