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우던 PB상품도 줄줄이 인상…"원자재 가격상승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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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앞세우던 PB상품도 줄줄이 인상…"원자재 가격상승 압박"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1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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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편의점 PB상품 새해부터 도미노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체 비용 부담 커져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 사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고물가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우고 성장해왔던 유통업계의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상품 가격이 연초부터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부터 PB '홈플러스 시그니처' 우유 제품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시그니처 1A 우유'(930㎖)는 1980원에서 8.6% 오른 2150원이 됐다.

대형마트 PB 우유는 기존 유업체 제품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원유 기본가격이 인상되며 유업체가 우유 가격을 잇따라 올린 가운데, 대형마트 PB 우유 역시 역시 원유값 인상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도 이달부터 노브랜드, 피코크 등 PB브랜드의 일부 제품 가격을 10% 가량 올린다는 방침이다. 가격 인상 적용 품목과 인상 시기, 폭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모든 상품 가격을 동결하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고물가에서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올해는 원재료 가격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어려움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편의점업계의 PB상품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CU는 이달 1일부터 일부 PB 상품 가격을 올렸다. '핫바득템'은 2000원에서 2300원으로 15% 인상했으며 '콘치즈그라탕'은 4900원에서 5300원으로 8.2% 올렸다. GS25는 '위대한소시지' 2종을 1700원에서 1900원으로, '리얼미용티슈3입'을 4900원에서 5400원으로 각각 11.8%, 10.2% 인상했다. 

CU와 GS25는 앞서 지난해 10월에 베이커리류 PB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CU는 연세우유 크림빵을 2500원에서 2600원으로 100원 인상했으며 GS25도 브레디크 생크림빵 시리즈 가격을 2500원에서 2600원으로 올렸다.

이마트24 민생라면 제품 이미지.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 민생라면 제품 이미지.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도 새해 첫날부터 대표 PB 상품인 '민생라면'의 가격을 인상했다. 민생라면은 490원에서 12.2% 오른 550원으로, 민생컵라면은 700원에서 14.3% 오른 800원으로 책정됐다. 민생짜장라면의 가격도 750원에서 850원으로 13.3% 인상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2일 PB 과자 20여종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다. ‘피카츄 계란과자’, '꼬부기 초코칩쿠키' 등 포켓몬 PB 과자 제품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랐으며 고메버터팝콘’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 인상됐다.

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가 제품 생산을 위탁하고 제품이 나오면 유통업체가 독자적인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류 단계 간소화로 원가를 절감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저렴한 판매가 가능했다. 다만 원부자재 가격이 꾸준히 인상되며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PB 상품의 가격 유지 또한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을 기록해 전년 대비 5.1% 올랐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 소비자물가 상승률(2.5%)의 두 배 수준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마친 후 “소비자 물가는 2023년 초에도 5% 안팎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올해도 PB 제품을 비롯한 제품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반 상품의 가격이 1년에 두세 차례 오르는 상황에서 PB 상품 역시 비용 부담을 피해가기는 어려웠다"며 "특히 밀가루, 식용유, 원유 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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