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 고분에 고구려 개마무사의 흔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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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고분에 고구려 개마무사의 흔적이…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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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나타나는 개마무사 기꽂이, 투구, 환두대도 등 출토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개마무사(鎧馬武士)는 철갑기병의 일종으로, 긴 창을 주무기로 하고, 보조무기로 환두대도를 사용했다. 평안남도 덕흥리 고분에 보이는 개마무사는 갑옷저고리, 갑옷바지, 투구 등으로 중무장하여 말을 타고 전투에 나선다. 갑옷과 투구로 완전무장한 말을 탄 중무장 기병을 철기(鐵騎)라 하는데, 철기는 일반 기병이나 보병에 비해 전투능력이 월등히 높다.

특히 쌍영총 등 고분벽화 기마상에는 안장 뒤에 뱀이 기어가듯한 꼬불꼬불한 모양(蛇行狀鐵器)의 철기를 설치한 모습이 보이는데, 여기에다 기를 꽂았다. 신라와 일본 고분에서도 발견된다. 따라서 고대에 기마민족이 북쪽 고구려에서 신라, 가야까지 유입되었음을 보여준다.

 

▲ 가야고분에서 발견된 말등 기꽂이와 고구려 고분의 개마무사 /출처:문화재청, 컨텐츠닷컴

 

가야고분에서도 고구려 개마무사의 모습이 드러났다.

경북 고령군과 (재)대동문화재연구원이 공동으로 대가야 무덤이 산재한 지산동 고분을 발굴해보았더니 가야에도 개마무사와 유사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대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중엽부터 신라에 병합된 6세기 말경까지 조성된 고분 74기를 비롯해 모두 89기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말들에 부착하는 기꽂이가 지산동 518호 고분에서 발굴되었다. 이는 고구려 벽화고분인 통구 12호분에 보이는 개마무사의 말 등에 달린 꾸불꾸불한 기꽂이의 모양과 흡사하다.

게다가 이번 발굴조사에서 대가야 무사들이 착용하고 사용했을 철제투구와 마구가 출토됐다. 등자, 재갈, 말안장, 말등 기꽂이 등의 다양한 마구류가 확인되었다. 아울러 고구려 개마무사들이 보조무기로 사용한 환두대도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고리자루큰칼)도 나왔다.

이러한 철제무기와 마구류는 완전무장한 대가야의 기마무사 모습을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B구역 제3호묘 유물출토상태(마구류) /출처:문화재청

 

아울러 6세기대 대가야의 대외교류를 짐작하는 유물이 확인되었다. A구역 제2호 횡구식석실묘에서는 금동제 관모(冠帽), 환두대도, 말방울(馬鈴), 철제 갑옷편(小札) 등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중 금동제 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적으로 연결되어 제작기술의 교류를 살필 수 있다. A구역 제2호묘 출토 삼엽문 환두대도는 인접한 지산동 제45호분에서 출토된 것과 유사한데 이러한 형태는 주로 신라지역에서 출토된 사례가 많아 제작기술 면에서 신라와 교류가 있었다고 유추할수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지산동 고분군에서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殉葬) 형식의 묘제도 확인되었다. 지산동 고분군의 일반적인 순장 방식은 중형 봉토분 이상의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 구덩식돌덧널무덤)에 여러 명을 순장한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조사에서는 작은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무덤의 긴 방향을 등고선 방향으로 설치한 주곽과 나란히 순장곽 1기를 설치한 새로운 순장 방식이 확인되었다.

또 제17호 무덤의 경우에는 주곽과 순장곽이 모두 판석조로 이루어진 다곽분 형태, 무덤의 벽을 풍화암반면 부분을 활용해 옆벽을 생략한 축조작업 과정의 간소화 현상도 처음 확인되었다.

 

▲ 토기류 /출처:문화재청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은 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무덤으로, 지난해 6월부터 문화재청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으로 고분군의 정비를 위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지산동 고분군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소형분이지만 다양한 입지와 축조시기에 따른 새로운 구조의 묘제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향후 대가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등자 /출처:문화재청
▲ 재갈 /출처: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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