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최인철 기자]한국 농업이 직면하고 있는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농기계 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농기계 산업 글로벌 동향과 한국의 과제’ 보고서에서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으로 진화하는 농기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통해 취약한 식량안보, 농촌 고령화, 농업 생산성 하락 등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 농업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농기계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1570억달러(약 200조원)로 추정되며 매년 5% 이상 꾸준하게 성장하는 유망한 산업이다. 주요 기업으로는 미국 존 디어(John Deere), 영국 CNH, 일본 구보타 등이 있다.
농기계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농업의 패러다임이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트랙터, 콤바인 등 전통적인 농기계에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업용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로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세계 농업용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는 2025년까지 각각 26억달러(약 3.3조 원) 및 17억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성장(연평균 18% 이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농업은 농기계 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질적으로 낮은 식량곡물자급률로 인해 글로벌 식량위기에 구조적으로 취약(OECD 38개국 중 식량안보 순위 32위)하고 농업인구의 고령화(2021년 기준 고령농 비중 약 50%)로 인력수급이 어려우며 논농사에 비해 밭농사 기계화율(62%)이 낮아 생산성이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 농기계 내수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3조원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에 그치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대동, LS엠트론, TYM 등이 있으나 매출 규모 측면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분석에 따르면 농기계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3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계 산업은 기존의 전통 기계산업에서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가 결합한 모빌리티, 로보틱스로 진화하고 있어 ‘융복합형’ 연구개발(R&D) 추진정책이 필수적이다.
농촌진흥청, 기계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 농기계 관련 연구기관을 포괄하는 산학연 연계 클러스터를 강화하고 법적・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스마트농업육성법’도 통과되고 첨단 농기계 관련 R&D나 설비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농기계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면 식량・농업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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