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규모 완화정책 유지...엔화가치 급락 "달러당 131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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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규모 완화정책 유지...엔화가치 급락 "달러당 131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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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에서는 완화정책 축소 기대했으나 현 정책 유지
엔화 가치 급락...달러·엔 환율 131엔대로 올라
18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장기금리 변동폭을 조정하는 등의 완화정책을 축소하는 방안이 나올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나, 일본은행은 기존의 완화정책 유지를 통해 경기를 지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현 정책을 유지했으나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며 달러·엔 환율의 하락 기조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행, 대규모 금융완화정책 유지키로

18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 금리인 10년물 금리 목표치는 0% 부근으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기존 ±0.25%에서 ±0.5%로 허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으나, 시장에서는 이와는 다른 시각을 키워왔다.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수익률곡선통제(YCC)로 인해 0.5%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일본은행이 10년물을 대량으로 매입하면서 8년물 혹은 9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일본은행이 기존 ±0.25%에서 ±0.5%로 허용 범위를 확대한 점 또한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지만 여전히 왜곡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변화 가능성에 시장이 베팅을 해왔던 것이다.

이같은 기대감에 달러 대비 엔화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왔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통화완화 정책을 축소하고 나선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도 줄어들 것을 예상해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였던 것.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일본은행이 정책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 엔화는 달러화 대비 큰 폭으로 떨어져 1주일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통화정책 회의 이전에 달러당 128엔대에 머물던 엔화는 오후 1시 현재 131엔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미·일 금리차의 확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로 인해 엔화 매도 및 달러 매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은행이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엔화는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정책 수정 기대감 여전...달러·엔 환율 하락 기조 이어질 듯"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월 통화정책에서는 변화가 없었지만,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데다, 대량의 채권 매입으로 인한 유동성 유출을 감안할 때 이같은 대규모 완화 정책을 오래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10.2% 올라 시장 예상치(9.5%) 및 전월 수치(9.3%)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대비로는 0.5% 상승, 전월(0.6%) 상승률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0.3%)를 웃돌았다. 

같은 날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금리상승 억제를 위해 1월에만 국채매입에 약 17조엔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6월 국채 매입액(16조2038억엔)을 넘어선 금액으로, 집계 이래 최고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상하한선 ±0.5%를 넘어서는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왔는데, 이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SMBC닛코증권의 모리타 쇼타로 채권 전략가는 "BOJ의 채권 매입으로 인한 유동성 유출이 비정상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투자자와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BOJ가 현재 정책 계획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느낌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일본은행이 현 정책을 유지하면 반사적으로 달러·엔 환율이 오를 수 있지만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면서 "달러·엔 환율의 하락 기조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JP모건체이스의 사사키 토오루는 "향후 일본은행의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급속한 엔저 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달러·엔 환율이 131엔대로 빠르게 올라선 가운데 달러·원 환율 역시 장 초반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오후 1시 현재 달러·원 환율은 1244.5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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