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이 온다] ⑤ '뉴 롯데'의 '떠오르는 辛' 신유열 상무, 현장서 승계 수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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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이 온다] ⑤ '뉴 롯데'의 '떠오르는 辛' 신유열 상무, 현장서 승계 수업 중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1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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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부터 VCM까지…'신비주의 탈피'
롯데케미칼·LSI, ‘투트랙’ 경영 움직임도
국적·병역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제공=롯데지주

국내 재계를 이끄는 오너 3·4세가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1980년대생인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자신만의 경영 행보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80년대생 '뉴 오너'들은 누구며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1986년생으로 올해 38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부친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없이 지난 6일(현지시각)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상무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신 상무는 김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와 SK 부스 등을 돌았다.

김 부회장은 신 상무의 역할에 대해 "일본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일본 게이오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 MBA(경영전문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신 상무는 졸업 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2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임원으로 합류했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지 3년 만이다. 이후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다. 

특히 신 상무는 신 회장의 경영행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 3세 경영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 12일 열린 올 상반기 첫 롯데그룹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 신 상무가 처음으로 참석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시험대에 오른 경영 능력

롯데그룹은 신 상무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신사업인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관련 발굴 공로를 인정해 승진했다고 설명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수소 에너지와 전지 소재는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중요하다"며 "신 상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발굴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지난해 2월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일본지사 상무로 임명됐다.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리다. 이후 지난해 8월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했고,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도 참석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승진 인사까지 이어지면서 신 상무의 3세 경영 행보에 힘이 실린다. 

신 상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종 부진으로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16조7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으나 3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복합 위기 속에 올해도 석유화학 부분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전망도 밝지는 않다. 신 상무는 이런 상황 속에서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수소 에너지와 전지 소재, 리사이클,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고 신사업을 육성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다. 

롯데케미칼은 수소분야에서 2030년 120만톤 규모의 친환경 블루와 그린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다양한 수소 밸류 체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소재 분야에서는 핵심소재인 양극박과 전해질 유기용매, 분리막 소재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음극박 사업 진출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플라스트기 열분해 나프타 등 석유화학 제품 리사이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3세 승계 시기상조?

신 상무의 승계 및 3세 경영의 본격화를 두고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많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가 현재 지주사나 계열사 지분이 전무해 후계구도나 3세 경영을 언급하기에 이른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역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신 상무는 현재 일본국적자로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 이후인 오는 2025년에 일본 국적 포기 후 귀화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본격적인 3세 경영 보다는 지금과 같이 경영 수업을 쌓으며 점진적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럼에도 신 상무를 향한 경영 승계는 현재진행형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 상무는 지난해 2분기 롯데의 핵심 투자회사인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에도 부친인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신 상무는 롯데파이낸셜 임원에도 자리했다. 

LSI는 광윤사에 이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10.65%)이자 중간 지주회사로 볼 수 있다. LSI는 일본 투자회사 L1과 L7~L12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11.05%)와 롯데쇼핑(8.86%)을 비롯해 롯데건설(43.07%), 롯데렌탈(37.8%), 롯데물산(32.83%) 등 한국롯데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한국과 일본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구조를 보면 롯데홀딩스(19.07%) 외에 일본 투자회사 L1과 L7~L12가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 중 L1과 L7~L12가 호텔롯데의 지분 46.13%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LSI가 최대주주다. 지배구조가 롯데홀딩스→LSI→호텔롯데로 이어지는 구조다. 신 상무는 이런 LSI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캐피탈 또한 캐시카우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했다. 하지만 롯데캐피탈만은 팔지 않고 일본 롯데파이낸셜에 넘겼다. 롯데파이낸셜의 수익 대부분은 이자 및 수수료, 리스 및 렌탈 등으로 구성돼며 지주사 전환 직후인 2017년 11월 설립됐다. 한국의 롯데캐피탈을 비롯해 롯데F&L(싱가포르), 라쿠테 파이낸싱 리즈(중국), 롯데캐피탈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신 상무가 제2의 지주사로 불리는 LSI와 롯데파이낸셜의 임원에 오른 건 의미심장하다. 향후 호텔롯데가 IPO에 성공해 롯데지주에 편입될 경우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32.59%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데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호텔롯데가 IPO를 할 경우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캐피탈 지분도 다시 국내로 들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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