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경제지표가 최근 몇 달간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과 채권이 동시 폭락하는 시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몇 달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줬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980년 이후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함을 의미한다.
통상 경제지표 호조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반대라고 마켓워치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 연준이 고금리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경제지표는 시장에 악재'라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이례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모두 약세를 보인 장세였다.
월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이 같은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올해 말에는 지난해처럼 주식과 채권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한나드 아마 빔 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는 변동성이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경제가 이미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고,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나단 골룹 크레디트스위스 선임 주식 전략가는 "지금처럼 지표 호조가 이어진다면 연준이 피벗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져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둔화하겠지만, 임금 상승률은 쉽게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만일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실업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없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골룹 전략가는 연준이 피벗할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연준이 2월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25bp씩 금리를 인상한 뒤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연준이 5% 이상까지 금리를 올리고 일정 기간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런 가능성은 아직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시장에서 연준이 단기간에 피벗할 가능성에 너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벤처펀드 창업자인 매트 맥케나 디렉터는 "시장에서 연준이 피벗할 가능성에 목을 매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리치우토 미즈호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서 경기침체를 기다리는 것은 역사적 전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6번의 사이클 중에서 5번은 경제가 경기침체 발 신용경색에 빠진다는 신호가 나타나자 연준이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섰다"며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30년도 전의 일이라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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