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이 온다]③ 'SK 3세' 최성환의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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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이 온다]③ 'SK 3세' 최성환의 홀로서기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1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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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팔고 SK네트웍스로 지분 전환 나서
홈 케어와 모빌리티, 양대 렌탈 실적 과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제공=SK네트웍스

 

국내 재계를 이끄는 오너 3·4세가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1980년대생인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자신만의 경영 행보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80년대생 '뉴 오너'들은 누구며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10월 최신원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SK네트웍스는 다시 오너 일가인 최성환 사장이 이끌게 됐다.

1981년생인 최 사장은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한영외고를 거쳐 중국 상해의 복단대 중국어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국내외 투자은행(IB) 업계 인맥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SKC에 입사한 최 사장은 입사 5년 만인 2014년 SKC 기업문화본부 상무로 초고속 승진하며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그룹 지주사인 SK(주) 글로벌사업개발실장을 맡았다.

2020년엔 SK네트웍스 기획실장과 SK(주) 행복디자인센터 그룹장을 겸직했다. 2021년부터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을 맡기도 했다. 올해로 14년째 SK그룹에 몸담고 있는 최 사장은 커리어 대부분을 SKC와 SK네트웍스에서 보냈으며 기획과 HR, 해외사업 등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며 역량을 키웠다.

'홈 케어'와 '모빌리티'를 양대 축으로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및 실리콘밸리 위주의 글로벌 투자 전략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실적·투자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최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SK그룹 모태인 선경직물에서 시작해 1970년대 종합상사로 도약한 SK네트웍스는 경영 환경 변화 속에 '홈 케어'와 '모빌리티'로 대표되는 '렌탈'과 '투자'로 사업 영역을 바꾸고 있다.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인수와 2019년 AJ렌터카 인수 후 SK렌터카와 통합 등을 통해 종합 렌탈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최 사장은 홈 케어와 모빌리티 양대 렌탈 사업으로 재편 효과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조1209억원과 1212억원 기록했다. 렌탈 사업의 수익성을 지켜내며 영업이익은 2021년보다 20.4% 늘었다. 특히 SK렌터카와 스피드메이트 등 카라이프 부문은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1298억원을 달성하며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홈 케어로 대변되는 SK매직은 3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다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IT시스템 교체 등 일회성 비용에 더해 가전제품 렌탈 수요 부진과 업계 경쟁 심화 등이 겹치면서 예년보다 좋지 못한 수익성을 거뒀다. 

투자 부문은 미래 지향적 사업에 집중돼 있다. SK네트웍스는 2021년 미래 성장 분야에 적극 투자하겠다며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선언했다. 지난해 SK네트웍스가 단행한 투자내역을 보면 ▲미국 뇌 회로 분석기업 앨비스 ▲친환경 대체 가죽기업 마이코웍스 ▲전기차 충전 서비스 기업 에버온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NFT 솔루션 기업 블록오디세이 ▲홈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 ▲미국 첨단 농업 스타트업 사반토 ▲급속충전업체 에스트랙픽 전기차 충전사업부 등이다.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 받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에 있어 최 사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긴축경영이 예상되는 가운데 렌탈과 렌터카 등 주력 사업군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SK렌터카와 SK매직 모두 금리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기연동 업종으로 재무관리가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SK렌터카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이, SK매직은 가전 시장 둔화를 돌파화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2010년 최성환 사장(왼쪽 두번째) 결혼식 당시 최신원 전 회장(맨왼쪽)과 나란히 선 최 사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맨 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주사 팔고 SK네트웍스 지분 늘리고…독립경영 잰걸음

최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향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최 사장은 지주사인 SK(주) 주식을 팔고 SK네트웍스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사장은 사장 승진 한 달여 만인 지난 3일 SK(주) 주식 1만6000주를 팔았다. 당일 종가 기준 30억원어치를 장내 매도했다. SK(주) 보유주식은 24만4956주에서 22만8971주로 줄었고, 지분율 역시 0.31%로 낮아졌다. 최 사장은 2018년 최태원 회장의 증여로 (주)SK 지분 0.7%를 받은 후 이듬해 0.74%까지 지분율을 늘렸다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절반 가량을 매도했다. 반면 SK네트웍스 지분은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12월 1.89%(468만6836주)였던 최 사장의 SK네트웍스 지분은 지난해 10월 말 2.63%(653만6659주)로 증가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부친'인 최신원 회장(0.84%)보다 3배 가량 많은 지분율이다. 

재계에선 최 사장의 지분 매입이 SK네트웍스 독립경영에 대한 의지로 풀이한다. 렌탈 비즈니스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한 SK네트웍스는 SK 계열사와 상대적으로 사업 간 연결고리가 약하다. 이런 이유 등으로 최 사장이 SK네트웍스 독립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 사장이 독립경영을 실현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의 영향력이 강해서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SK(주)로 지분 39.14%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SK네트웍스를 지배하고 있는 SK(주)의 지분 17.37%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9%가량을 가진 SK(주)로 지배구조에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최 사장의 지분 매입은 책임경영과 차후 독립경영을 향한 의지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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