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 가격 급등에 또 등장하는 해외자원개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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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금속 가격 급등에 또 등장하는 해외자원개발론
  • 김현민
  • 승인 2018.01.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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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따라, 가격 따라 일관성 없는 정책…누가 선뜻 나설까

 

국제광물자원 가격이 지난해 이후 급등 추세를 보이면서 또다시 해외자원을 개발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추구하면서 이의 성공을 위해서도 희소금속, 희토류등 광물자원의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외자원 개발은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누군들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20년전 IMF 외환위기 이전에 해외에 사들인 광산은 경제위기가 발생하자 헐값에 팔려 나갔고, 과거 이명박 정부때 추진하던 해외자원개발도 그후 정부에서 비리와 부정을 들추면서 쇠락하고 말았다. 가격이 오르면 당장 아쉬우니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자고 목청을 높이가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묻지마 투자’니, ‘부실 투자’니 하면서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시세에 따라, 정권에 따라 해외자원개발정책이 죽 끓듯이 변하니,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해외자원개발은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는 특성을 기지는 사업이다. 개발 초기에 장밋빛 결과를 그려놓았다가 국제원자재가격이 폭락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때 투자한 것을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쯤 효과를 보았을 터인데, 국내 정치상황과 변덕심한 여론에 못이겨 팔아버렸으니, 결국 국부를 창출할 기회를 잃고 만 것이다.

 

또다시 해외자원개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분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핵심원료를 확보하자는 것이지만, 실리는 가격 급등에 따른 자원확보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희소금속 가격이 하향 횡보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6년부터 세계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신산업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1년 사이 가격 상승률은 코발트가 130.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바나듐(90.8%), 지르코늄(89.6%), 티타늄(78.7%), 텅스텐(57.9%) 순이다. 특히 코발트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소재로, 수급의 안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품목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코발트 이외에 리튬, 텅스텐, 니켈, 망간 등 5종을 우리산업의 핵심광물자원으로 꼽고 있다.

 

▲ /자료:무역협회

 

희소금속은 부존량이 적거나 기술적, 경제적 이유로 추출이 어려운 원소들로, 소량만으로도 제품의 성능 및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에 핵심원료로 사용되면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운다. 희소금속은 철광석, 구리, 아연 등 주요 일반광물의 채광 및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경우가 많아 다른 광물의 가격에 따라 공급 확대에 제약을 받기 쉬우며, 대부분 선물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가격 급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회피(헤징)가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주요 희소금속 의 매장량 및 생산량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 국가들 중 상 당수가 독재, 빈곤, 내전 등으로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공급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역협회는 희소금속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전기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수적이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중 맨먼저 제안한 것이 해외자원개발이다. 켜켜히 쌓인 적폐를 또 들고 나온 게 의아하지만, 어쩔수 선택인 것이다.

무역협회는 희소금속의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① 해외 광산에 대한 투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FTA 체결 및 ODA(공공개발원조) 제공 등을 통해 자원 부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자원투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② 현재 이원화 되어있는 희소금속 비축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유사시 공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③ 도시광산을 통한 희소금속의 회수 및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 하고 자원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와 기술, 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④ 기업들도 주요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소재 분야의 내부화를 통한 수직적 통합을 추진하는 한편, 종합상사의 기능을 강화하여 신규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⑤ 중장기적으로 신산업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가공단계의 밸류체인을 잇는 소재·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 는 데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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