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됐지만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2번의 비공개 청문회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행정처분 시점은 붕괴 사고 관련 1심 재판결과가 나온 뒤로 미뤄진 상태다.

서울시, 작년 8월과 12월 비공개 청문회 후 '묵묵부답'

작년 1월 11일 오후 3시 46분께 HDC현대산업개발이 짓던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붕괴로 6명의 현장근로자가 숨지고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사본부는 건물 붕괴 주요 원인을 ▲PIT층(설비층) 공법 변경·최상층 타설에 따른 초과 하중 ▲하부층 동바리(수직하중 지지대) 철거 ▲콘크리트 강도·품질 관리 미흡 등으로 파악했다. 

국토부는 작년 3월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제재 방안 및 부실시공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볼 때 원도급사인 현산에 대해 가장 엄중한 처분인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부과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처벌 규정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는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1년 이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과 12월에 HDC현산을 상대로 2차례 부실시공 책임에 대해 비공개 청문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붕괴 사고 관련 1심 재판 결과가 나온뒤에 행정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사고 직후 신속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6개월 이내' 등록말소 등을 포함한 강력한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기약없이 한해가 지났다.

조오섭 의원, 건산법 개정안 발의…관할관청이 행정처분 가능토록 개정

행정처분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안이 발의됐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작년 11월 22일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행정처분권을 위반행위가 발생한 소재지까지 확대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광주 학동 철거현장 사고,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에서 드러난 관할관청이 행정처분 권한을 가지지 못해 발생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상 국토부장관의 권한인 건설업등록사업자에 대한 시정명령·지시, 영업정지, 건설업의 등록말소 등에 대한 행정처분은 해당 등록사업자의 등록관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위임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건설업등록사업자의 위법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을 등록관청 소재지 뿐만 아니라 건설공사의 관할구역 지자체 장에게도 위임하도록 바뀐다. 

화정아이파크 8개동 철거…2024년 12월께 마무리 예정

화정아이파크는 붕괴된 201동을 포함한 8개동 전부 철거된다.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공사인 HDC현산이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파트 바닥과 슬라브는 굴삭기로 파쇄한다. 기둥·중심부 단면은 다이아몬드 소재 절삭 도구로 잘라낸다. 건물 외벽엔 소음·비산먼지 차단과 낙하물 추락 방지 목적으로 각종 안전 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건물 1개 층 철거에 약 14일씩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오는 2024년 12월께 모든 철거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HDC는 철거가 끝난뒤에 바로 재시공에 돌입해 2027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다시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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