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엔 어떻게 탄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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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어떻게 탄핵했나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2.3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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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삼사 대간들이 목숨 걸고 국정 바로잡기

 

2017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가장 큰 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었다. 이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선과 후를 잇는 두 뉴스는 하나의 뉴스로 다뤄져야 한다.

 

그러면 조선시대에는 탄핵이 있었을까. 있었다.

조선 27대왕 가운데 생전에 왕에서 폐위되어 군(君)으로 내려 않은 임금은 단종인 노산군, 연산군, 광해군 등이다. 이중 연산군은 언로를 차단하고자 내시들과 대신들의 목에 바른말을 하지 못하도록 나무로 만든 신언패(愼言牌: 말을 삼가 하는 패)를 걸고 다니도록 강제했지만 내시 김처선은 죽음을 각오하고 폭정을 그만 두도록 바른말을 올렸고, 연산은 김처선의 혀를 자르고 활을 쏘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은 그는 중종 반정에 의해 임금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조선은 왕과 고관들의 권력독점과 부정을 막을 제도적 장치로 언론삼사(言論三司)인 사헌부(司憲府), 사간원(司諫院), 홍문관(弘文館)이 있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관리들을 대간 또는 언론을 주도한다하여 언관이라고도 한다. 주로 관리들을 감찰하는 임무를 맡은 대관(臺官)과 왕의 잘못을 논하는 일인 간쟁(諫諍) 임무를 맡은 간관(諫官) 일을 했다. 비록 임금이라도 할지라도 대간들의 언론활동을 함부로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높은 덕망과 학식, 강직함, 청렴성으로 무장한 대간들은 왕의 권력과 재상들을 상대로 감찰과 언론의 기능을 발휘하여야 하기 때문에 청요직이라고도 불렀다. 비록 대간들은 벼슬의 품계는 높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았으며 수장인 대제학은 정승보다도 더욱 존경을 받았다. 더군다나 대간들은 판서나 정승과 같은 출세하여 고위관직에 빨리 오를 수도 있었다.

 

▲ 2005년 복원된 옥당(홍문관) /정환선 제공

 

세종 때 설치한 집현전의 기능을 계승한 홍문관은 옥당·옥서·영각이라고도 했고, 인조 때는 덕망이 있는 신하를 불러 강론을 하기도 하여 경연청이라고도 하였다. 동궐도에는 금천교 지나 좌측에 옥당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내각과 연결되어 있고 남쪽과 동쪽은 박공지붕 형태의 행각이 설치되어 있으며 내부의 활동이 밖으로 들어나지 않도록 조각담장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 점이 특이하다.

지금의 옥당은 금천교 지나자마자 왼쪽에 2005년 깨끗한 모습으로 복원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후까지의 시기에는 이곳에 검도장이 위치하기도 했다.

“옥당”의 의미는 ‘옥같이 귀한 집’이라는 뜻이다. 전에 사용하던 ‘옥당‘ 편액은 인경왕후 오빠 김진규가 숙종 때 쓴 글씨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동궐도상의 청기와인 선정전 앞마당에는 은대 사옹원 선정관청 등등의 많은 전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지만 현재 이곳은 텅 빈터로 남아있고 활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쳤던 궁방자리에는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대청(臺廳)은 숙종 때 지었으며 궁궐 내에 설치한 회의실로 임금의 편전인 선정전에 가까이 위치하여 대간들이 왕에 대한 간쟁이나 관리들의 비위 탄핵 및 시정의 옳고 그름을 논의하기 위하여 밤늦게까지 계속하여 회의하던 장소다.

 

▲ 동궐도 대청(사헌부 사간원) 양사라고 함 /정환선 제공

 

이곳의 사헌부는 정치 논의와 풍속을 바로잡으며 관리들의 잘못을 조사하여 그 책임을 탄핵하는 일과 범죄를 저지른 관원을 추국(왕의 특명으로 의금부에서 중죄인을 심문하는 것)하는 일을 하였고 사간원은 왕의 언행과 시정에 잘못이 있을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한 언론활동인 간쟁과 잘못된 정치와 부당하고 부적합한 인사를 막는 봉박 기능을 갖고 있었다.

언론 삼사는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기위하여 삼사의 관원들이 일제히 대궐 문 앞에 엎드려 왕의 허락이 떨어질 때 까지 끈질기게 ‘전하 아니 되옵니다’라고 외쳐 왕의 허락을 받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한 헌법재판소는 창덕궁의 언론 삼사와 직선거리로 100m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 서궐내각사의 옥당(홍문관) /정환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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