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 응하는 게 지지율에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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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 응하는 게 지지율에 더 유리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2.2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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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1차 관문이 12월 28일다. 검찰이 이 대표를 성남FC 후원금 ‘제 3자 뇌물 혐의’로 피의자 소환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수사할 것이 있으니 출두하라는 요구다.

소환에 응할지 또는 말지는 이 대표의 개인적 결정이고 정치적 판단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시절 관내 소재 기업인 두산, 네이버 등 대기업으로부터 성남FC 축구단을 운영할 과도한 후원금을 받았고 이에 대한 민원 해결로 부동산 관련 인가 또는 허가 등을 도와주었을 거라는 혐의다.

검찰은 문재인 정권 시절에 성남의 분당 경찰서가 관련 내용을 수사하였고 ‘무혐의’로 종결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난 이후 검찰 수사에서 재수사를 통해 혐의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장동 부동산 특혜개발 의혹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성남FC 운영을 주도해 왔었다는 진술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토대로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올해가 가기 전인 28일 출두 요청서를 이 대표에게 통보한 상태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민주당 지지율 정체

과연 이재명 대표는 28일 검찰 출석에 응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검찰 소환에 불응하며 정면 대결 구도로 갈 것인지 누구보다 이 대표의 선택에 달려있다. 특히 검찰 소환에 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추이는 대체적으로 정체 또는 하락세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18명 유선전화면접 및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27%, 국민의힘 38.4%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3~1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36%로 나타났다. 오차 범위내 차이다.

그렇지만 같은 조사 기관의 8월 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9%, 국민의힘은 34%였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보다 훨씬 더 높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반사 이익을 가져가지 못하는 결과다. 바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오는 28일 검찰의 소환에 응하고 말고는 오롯이 이재명 대표의 판단에 달렸다. 그렇지만 정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이 대표가 당당하게 첫 소환에 공개적으로 응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에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의 첫 소환에 응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더 유리하다는 첫 번째 이유는 ‘중도층과 2030 MZ세대 지지율 반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은 자기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이 대표의 위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40대, 화이트칼라층은 응집되면서 검찰 소환을 ‘정치 보복’,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검찰 소환 불응을 요구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중도층과 MZ세대는 다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조사에서 중도층과 MZ세대는 여전히 이 대표의 의혹에 대한 의문 부호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해 사법적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존의 의심은 이 대표 주장에 대한 공감으로 바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다.

게다가 정체되어있거나 주춤하고 있는 지지율을 더 끌어 올리는 데 지지층과 더불어 중도진보 지지층이나 2030세대 중 검찰 수사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유권자층이 지지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민주당내 반발 목소리 잠재울 카드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이유는 ‘당내 반발 목소리를 잠재울 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장외 민생행보를 통해 계속해서 ‘자신이 결백하고 검찰이 무리하게 소설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검찰 수사 압박에 대응하기보다 직접 검찰에 맞서 법적으로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당내 반발 세력의 목소리도 잦아들게 되고 당 대표의 위상은 강화되게 된다. 설훈,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들과 박영선, 김해영 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적 리스크에 대해 연일 쓴 소리를 쏟아 놓고 있다.

검찰 소환을 계속 피해가고 민주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욱 낮아진다면 ‘이재명 퇴진’ 요구는 더 거세질 뿐이다. 이리저리 보아도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게 민주당 지지율에 더 유리해 보인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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