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월급 모아야 서울에 집 사는 시대…"절반이상 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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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월급 모아야 서울에 집 사는 시대…"절반이상 떨어져야"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12.2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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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PIR 14.1배…월급 14년 모아야 주택구매가능 
생애최초 주택 마련하는데 7.7년 소요
"현재 PIR의 절반 수준이 적정"
내년 금리 인상 후 서민 부담커질듯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일대 주택가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일대 주택가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지난해 집값 상승으로 서울에 있는 집을 사려면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도 14년, 수도권에 있는 집을 사기 위해서는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서울에 있는 집을 사기 위해 2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하락해 내년 조사에서는 이 수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서울 PIR 14.1배…월급 14년 모아야 주택구매가능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PIR. 자료=국토부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배수(PIR) 추이. 자료=국토부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rice Income Ratio)는 전국 기준 6.7배(중위수)로 2020년 5.5배 대비 상승했다. 서울은 12.5배에서 14.1배, 수도권은 8.0배에서 10.1배로 각각 상승했다.

PIR은 중위소득(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서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예를들어 PIR이 10배면 1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이 조사는 국토부가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개별 면접한 결과다. 국토부는 국민들의 주거환경과 주거이동, 가구특성과 관련된 기초 자료 수집을 위해 매년 주거실태조사를 수행해 발표하고 있다

수도권 PIR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넘게 6.7∼6.9배 수준에 머물렀다. 집값이 급등한 2020년에 8배로 뛰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의 PIR은 2020년 12.5배에서 14.1배로 뛰었다.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져보면 작년 서울 PIR은 15.4배까지 올랐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10.8배)과 경기(9.9배)로 나타났다.

2016~2020년 전국 PIR은 5.5배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6.7배로, 수도권은 6.7~6.9배에서 8배로 상승했다. 전국과 수도권 PIR은 2006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애최초 주택 마련하는데 7.7년 소요

생애최초 주택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7년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이 비율은 2016~2019년 6.7~7.1년을 유지하다 전년에 상승했다.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 중 60.6%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53.0%에서 54.7%로 올랐다. 5대 광역시는 62.2%에서 62.0%로, 도지역은 71.4%에서 69.0%로 감소했다. 

자가 주택을 보유하겠다는 응답은 88.9%로 나타났다. 2020년 87.7%에 비해 1.2%포인트 올랐다. 가구 특성별로는 청년가구가 81.4%, 신혼부부 가구가 90.7%다. 

최거주거기준 미달가구는 4.5%로 전년(4.6%)과 유사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3.9㎡로, 전년(33.9㎡)과 같았다.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6.0%), 전세자금 대출지원(23.9%),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9%), 월세보조금 지원(9.8%) 등의 순으로 높았다. 

현재 PIR의 절반 수준이 적정…내년 금리 인상후 부담커질듯

우리나라의 PIR은 선진국 주요도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서울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는 뉴욕, 동경 등 선진국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면서 "주택을 구매할 때 소득이 아닌 전세보증금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득대비 더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PIR이 7~9배가 부담가능한 주택가격인데 서울 일부 지역은 18배까지 오른 곳도 있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금리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IR이 소폭 내려가도 서민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PIR은 주택구입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금리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와 괴리된 측면이 있다"면서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를 보면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 수요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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