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화정책 변화 시사..."사실상 금리인상"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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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통화정책 변화 시사..."사실상 금리인상" 평가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2.2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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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마이너스 금리 유지..장기금리 목표치 허용범위 확대 
니혼게이자이 "사실상의 금리 인상" 평가
내년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 높아져 
일본은행(BOJ)은 20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다. 장기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는 확대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은 20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다. 장기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는 확대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은행(BOJ)은 20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다.

장기금리인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소폭 수정하면서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사실상 금리 인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본 정부의 목표치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의 경로를 바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에 동참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은행 단기금리 마이너스 유지...장기금리 목표 허용범위 확대

일본은행은 19~20일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하고 20일 오후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장기 금리인 10년물 금리 목표치는 0% 부근으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기존  ±0.25%에서 ±0.5%로 허용 범위를 확대해 YCC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국채 매입에 제한이 없음을 재확인했으며, 연간 상장지수증권(ETF) 매입 한도도 기존 12조엔으로 유지했다. 시장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10년물 금리 목표 허용범위를 ±0.5%로 확대한 점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일본은 여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행보 속에서도 초완화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로 인한 시장 기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금융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2021년 3월 ±0.2%에서 ±0.25%로 높인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초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해 해외와의 금리차를 줄이고,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고수하고 있는 초완화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지난 17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지난 2013년 1월 일본은행과 발표한 공동 성명을 처음으로 개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공동 성명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으로, 일본 정부는 물가 목표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최근 일본 내부에서도 통화정책 변화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행진 속에서도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탓에 다른 나라들과의 금리차가 벌어졌고, 이는 엔화를 급격한 하락세로 끌어내렸다. 엔화는 올해 들어 15% 이상 폭락했다. 이에 일본 내 일부 경제학자들과 기업들은 마이너스 금리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수석 일본 경제학자인 시라카와 히로미치는 "현재 엔화 약세는 부분적으로 금리 차이의 결과이지만, 이것은 또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악화, 특히 일본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를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점도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이었다.

앞서 발표된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동월대비 3.6% 상승했는데, 이는 1982년 2월 이후 40년 8개월만의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과 하락률 상위 10% 품목을 제외한 평균치 상승률은 2.7%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 또한 지난 10월 "물가 전망과 관련해 상승 리스크가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일본은행의 수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가 내년 4월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또한 내년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실제로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야마구치 히로히데 일본공적연금(GPIF) 경영위원회 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이 낮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오랫동안 수익률곡선제어정책(YCC)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YCC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언급, 10년 수익률 목표치를 올릴 준비를 해야함을 강조했다.

이는 내년 이후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리인상 시 日 막대한 부채는 부담

다만 일본은행이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노선을 변경한다면 현재 쌓여있는 막대한 부채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990년 약 60%에서 2021년 263%로 높아진 상태다. 현재는 일본 금리가 낮은 수준이어서 GDP의 1.5% 수준만 이자로 내고 있지만,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자 부담도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WSJ은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이 구로다 총재의 임기 만료 이후에 정책을 긴축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많은 이들은 서서히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새로운 리더십에 의해 움직이는 일본은행이 2분기나 3분기에 적정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달러·엔 환율은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오전 중 137엔을 기록했지만, 회의 결과 발표 이후 달러당 133엔대로 떨어지는 등 급격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297.9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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