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김경수 전 지사가 주목받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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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김경수 전 지사가 주목받는 3가지 이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2.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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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갑자기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루킹(김동원)과 인터넷 댓글 조작을 했던 혐의로 대법원의 최종 실형 선고를 받아 수감되었다.

일명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이었다. 파워블로거이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대표였던 김동원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경수 그리고 경공모 회원이자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이 공모하여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 조작을 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지사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지만 대법원의 판결을 피해가지 못했다.

드루킹 사건으로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김경수 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주목받는 정치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보좌관으로 봉하 마을까지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던 측근이었다.

친노-친문의 공통분모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계도 막역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에 함께 근무했었고 드루킹 사건도 따지고 보면 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김 전 지사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문 전 대통령으로선 김 전 지사의 구속 수감에 더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총선에 처음 당선되었고 드루킹 의혹 수사를 받는 와중에 2018년 지방 선거에서 경남지사로 우뚝 섰다. 경남지사로 당선되고 난 이후에는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면서 정치인으로 탄탄대로를 걷는가 싶었는데 드루킹 사건으로 제동이 걸렸다.

김경수 전 지사가 특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여론은 어떨까.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12~14일 실시한 NBS조사(전국1000명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에 대해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물어보았다. 김 전 지사의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이 34%, 반대 응답이 51%로 나타났다. 정치인의 특별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들러리를 서는 건 싫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김경수 전 지사가 사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경수 전 지사가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친노와 친문의 연결 고리’로 이해된다. 김 전 지사의 존재는 친노 성격임과 동시에 친문 성격이다. 민주당의 두 전직 대통령을 떠올릴 때 연결되는 인물이 김 전 지사다.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재편된 당에서 친노 또는 친문의 결집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왜냐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자산을 같이하는 설훈 의원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적 성격을 함께하는 김종민 의원 등 당의 중진들은 이재명 대표 지도 체제에 대해 부정적이다. 하지만 누군가 대체할 인물은 없는 실정이다.

김경수 전 지사의 존재는 친노와 친문 등 비(非) 이재명계를 묶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드루킹 사건도 궁극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위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친노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더 많이 주목받는 이유다. 김 전 지사가 사면을 받든 아니면 형기를 마치고 나오든 친노와 친문의 대표 주자로 부각된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유사시 이재명 대체할 정치인으로 부각

김 전 지사가 주목받게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대체할 정치인’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후보에 이어 당 대표가 되었지만 각종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다. 사법 리스크는 점점 더 증폭되어 가고 당의 지지율은 조사 기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정체된 상태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이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임명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아태평화교류협회 뇌물 수수 건으로 구속되었다. 검찰 수사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이 대표를 대체할 인물이 부재한 상태에서 김 전 지사의 존재는 ‘이재명의 대체재’로 부각되고 있다.

김경수 전 지사가 주목받는 세 번째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 형성’이다. 김 전 지사는 자신에 대한 사면이 검토되고 있고 복권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부인을 통해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가석방 불원서란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원치 않는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선고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가석방이나 사면을 원치 않는다고 불편하게 해석하기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사면에 대한 정면 저항으로 이해된다.

정치판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갈등인 ‘윤명 대첩’으로 인식했지만 김 전 지사가 등장하면서 ‘윤-김 대첩’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잠자고 있었던 김경수 전 지사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게 시작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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