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인 인골에 삼베 조각이…지방 수장 무덤
상태바
백제인 인골에 삼베 조각이…지방 수장 무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2.21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산 도로건설 현장에서 발굴…현실, 연도, 배수로 갖춰

 

머리에 삼베 조각이 붙어 있는 백제인 인골이 발굴됐다. 사자(死者)의 머리에 천으로 얼굴을 덮고 그 천을 고정시키기 위해 가죽끈을 묶은 것으로 보인다.

(재)겨레문화유산연구원이 ‘예산 덕산-고덕 나들목(IC) 도로건설공사 구간 유적 발굴조사에서 신석기 시대 수혈 1기, 청동기 시대 주거지 6기, 백제 시대 횡혈식 석실분 6기와 옹관묘(甕棺墓, 독무덤) 7기 등 모두 32기가 나왔다.

이중 가장 주목할만한 곳은 백제 사비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2호 석실분이다. 그 안에서는 인골과 함께 금속 귀걸이, 관의 고리, 관못, 관재(棺材), 굽다리가 있는 입곧은항아리(帷蓋臺附直口短頸壺) 등이 출토됐다.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은 무덤 옆으로 통로를 내어 석실로 내부를 만든 구조다.

특히 인골 머리에는 직물(베로 추정) 조각까지 붙어 있어 당시 매장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백제 시대 인골의 출토는 그간의 고고학적 성과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 백제시대 횡혈식 석실분은 대부분 도굴됐지만, 이 무덤은 도굴되지 않아 당대 매장양식을 복원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무덤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편으로, 현실(玄室)을 비롯해 연도(羨道, 널길)와 배수로까지 갖추고 있다. 내부는 단면형태가 육각형인 석실인데, 판석(쪼갠 돌)으로 만들어진 현실, 연도, 문석(文石)으로 구성되어 있다.

2호 석실분은 예산 지역에서 드문 사비 백제 시대 지방관리급의 묘로 판단된다. 이와 유사한 시기에 조성된 석실분 유적으로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능안골 고분군과 나주 복암리유적, 논산 육곡리유적, 대전 궁동유적 등이 있다.

발굴조사기관인 (재)겨레문화유산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를 거쳐 이 일대를 점유한 세력의 면모를 일부 파악했고, 특히, 백제 시대에 조성된 횡혈식 석실분과 옹관묘를 통해 예산지역의 고대문화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발굴현장은 충청남도 예산군 봉산면 효교리 143-18번지 일원이며, 지난 8월부터 발굴이 시작되었다.

 

▲ 예산 2호 석실분 출토 인골과 토기 /문화재청 제공
▲ 예산 2호분 석실 발굴 현장 /문화재청 제공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