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난리인데 한우 가격은 폭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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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난리인데 한우 가격은 폭락…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2.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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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kg당 평균 도매가 11% 하락
사육 마릿수 역대 최대…'공급 과잉'인데 수요는 부족
사료값도 고공행진…"수급 조절·소비 촉진해야"
서울 한 대형마트의 한우 코너.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의 한우 코너.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한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사료값을 포함한 생산비가 증가한 반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한우 수요가 줄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한우 가격 하락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한우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1만 8898원으로 1년 전보다 11% 하락했다. 

등급별로 따져보면 고급육보다 등급이 낮은 고기의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등급 한우의 가격은 kg당 2만 3035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했으며 나머지 등급의 하락률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등급의 가격(kg당)이 10.1% 하락했으며, 1등급은 12.5%, 2등급은 15.6%, 3등급은 22.3% 떨어졌다. 

수요 감소하는데 공급 과잉…2024년까지 하락세 전망

연구원은 한우 사육 수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공급량이 늘었지만,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는 감소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5년부터 7년 연속 증가해 올해 335만 7000마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한우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농가의 입식 및 번식 의향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사육 마릿수가 늘면서 도축 마릿수도 증가했다. 도축 마릿수는 2020년 76만마리에서 올해 약 85만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육 마릿수 증가세가 최소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도축도 2024년까지 증가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한우고기 도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한우고기 가력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에 따라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가정 내 한우고기 구매량은 2021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물가 상승이 이어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가정 내 한우고기 구매량은 12kg로 전년 동기간 대비 6.1%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육류 소비지출액도 지난해 7만 3000원에서 올해 6만 6000원으로 떨어졌다. 

소비 여력이 약해지며 지난 10월 기준 한우 재고량도 7106톤으로 전년 동기(3875톤) 대비 83.3% 증가했다. 

한우고기 가격 하락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사료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주요 생산국의 이상 기후 발생으로 옥수수, 콩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코로나 장기화, 올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등으로 국제 곡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 강세로 배합사료 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연구원은 "현재 선제적 암소 비육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향후 2024년 한우 산업은 공급과잉으로 도매 가격 약세가 지속될것으로 전망돼 농가 경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 채널 다양화로 수요 촉진해야

한우 가격의 하락 국면 진입에 따라 공급 측면에서의 선제적인 수급 조절과 소비 측면에서의 촉진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측면에서는 저능력 암소 도태와 계획 출하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농가 경영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시장 확대 등 소비 채널 다양화로 대규모 소비 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급식·가공업체를 대상으로 원료육을 한우로 대체할 수있는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전국한우협회 회장단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찾아 최근 하락하고 있는 한우 가격과 수급상황 안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전국한우협회는 “사료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해 농가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우 소비촉진을 위한 지원과 사료·조사료 등 생산비 절감을 위한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정 장관은 "농가 경영 부담완화를 위해 사료구매자금 지원, 조사료 생산 및 제조 비용 지원 확대 등을 강구하겠다"며 "한우 소비촉진을 위해 생산자단체, 대형 유통업체 등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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