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코리아] ① 주력품목 수출은 예년수준인데...무역적자는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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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코리아] ① 주력품목 수출은 예년수준인데...무역적자는 '눈덩이'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0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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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까지, 수출 6900억 달러·수입 7350억 달러…무역적자 450억 달러
13대 주력 수출품 중 9개 품목 성장세 이어가…선박·무선통신기기 부진
올해 수출 동향 3대 키워드…상대적 선방·신산업 수출 증가·전기료 현실화
한국의 올해 수출이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선방했지만 무역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경기가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한국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했던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구조적 변화로 대(對)중국 교역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도 무역적자 요인으로 한몫하고 있다. 최근 무역적자 요인과 내년도출회복 가능성 및 한국의 13대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회복 가능성 등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10월 한국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對)중국 수출 감소와 반도체 가격 급락의 영향으로 23개월간 이어지던 수출 증가세가 꺾였다. 반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 여파로 수입은 여전히 증가해 무역수지는 올해 4월 이후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에 역성장이라는 그늘이 지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줄었다. 2020년 10월 3.9% 감소한 후 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하지만 수입은 9.9% 늘어나며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봤다. 7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인 1997년 5월까지 이어진 29개월 연속 무역적자 이후 25년여 만의 최장 기간 연속 적자다. 또 올해 연간 무역수지도 14년 만의 적자가 확실시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호조에도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폭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주력산업 수출 호조에도 무역수지 적자 전망

올해 10월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6900억 달러, 수입은 19.5% 늘어난 735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50억 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수출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및 경기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선방했다.

상반기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선전했으나 하반기 수출은 실적이 급등했던 지난해 하반기(3413억 달러, 25.5%)에 대한 기저효과로 수출증가세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었다. 3대 에너지 수입 비중을 1년 전과 비교해 살펴보면 원유의 경우 10.9%에서 14.6%로, 천연가스는 4.1%에서 6.5%로, 석탄은 2.4%에서 3.9%로 늘어났다. 

무역수지는 수출 선방에도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월별 무역수지는 1월 49억 달러 적자를 낸 뒤 이후 두 달간 흑자로 돌아섰다가 4월 24억 달러 적자 이후 10월 67억 달러 적자까지 7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올해 무역규모는 지난해(1조2595억 달러) 실적을 크게 상회하는 1조4250억 달러로 예상된다.

한국의 올해 수출이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선방했지만 무역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 대부분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주력 품목 대부분 수출 호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9개 품목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석유제품(75.6%)과 자동차(13.6%), 철강(10.9%), 반도체(8.3%), 디스플레이(5.1%)는 5% 이상 수출 증가로 호조세를, 컴퓨터(4.8%)와 석유화학(3.6%), 자동차 부품(3.5%), 일반기계(3.2%), 섬유(-0.5%), 가전(-3.2%)은 5% 이상 5% 미만의 수출보합세를, 무선통신기기(-6.7%)와 선박(-18.7%)은 5% 미만의 수출 부진을 기록했다.  

IT의 경우 서버 수요가 늘어난 반도체와 OLED가 선전한 디스플레이, 기업 수요 증가 혜택을 본 SSD 등이 올해 전반적으로 선전했으나 하반기부터 지난해 기저효과 및 IT기기 수요 둔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유제품 수출은 크게 증가했으나 석유화학은 공급과잉을 철강은 물량 감소로 하반기 이후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동차·기계·선박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와 일반기계의 미국 수출 호조로 수출 호조세를 유지한 반면 선박은 팬데믹 이후 수주 감소 여파로 수출은 줄었다. 

지역별 수출은 대(對) 미국(16.1%), 아세안(22.4%), 호주(104%), 중동(16.9%) 등은 증가했으나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중국(0.7%)) 수출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미국의 경우 3분기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반등하면서 자동차(24.7%) 및 부품(17.4%)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출비중도 지난해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16.1%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최대 수출품인 완성차(-2.8%) 및 자동차부품(-0.8%), 선박(-36.9%) 수출은 감소했으나 EU의 에너지난으로 EU향(向) 석유제품(250%) 수출이 급증하며 양호한 실적(8.0%)을 유지했다.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한 베트남향 수출은 10월까지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20.4%) 및 디스플레이(12.7%)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중동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유가 수혜를 받은 사우디, UAE, 레바논,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GCC 6개국 등을 중심으로 16.9%의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일본은 석유제품(15.0%), 철강판(6.3%) 등 주력 품목 수출 증가로 수출이 5.5% 증가했으나 수출비중은 팬데믹 이전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고강도 방역 조치에 따른 중국 소비 부진과 국내 LCD 생산 중단에 따른 디스플레이(-14.5%) 수출 감소 등으로 10월까지 수출이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비중도 지난해 대비 2.2% 감소했다. 이 여파로 대(對) 중국 무역흑자는 2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6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올해 수출 동향 3가지 특징

올해 수출입은 크게 3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먼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심화는 세계 교역량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여러 불학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세계 수출순위 6위로 부상하고 5위 일본과 격차도 339억 달러 차이로 좁히며 역대 최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중계무역국인 네덜란드(4위)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 수출 5위에 해당하며 경쟁국인 이탈리아보다 351억 달러 더 많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독일(1.8%), 일본(-.0.02%) 등 주요 제조업 국가의 수출이 미미한 성장세에 그치고 있으나 한국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12.2%)를 유지하며 선방했다. 

전기차 등 신산업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며 우리 수출의 질적 성장을 주도했다. 10월까지 8대 신산업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하며 전체 수출성장세(10.3%)를 상회했으며 총수출 대비 수출비중도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상승했다.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8대 신산업 수출은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전체 수출증가세를 넘어서는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국 수출의 질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차세대 반도체(12.1%)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12.1%), 전기차(41.8%), 항공 우주(40.7%) 수출은 1~10월 중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크게 선전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77억 달러로 전체 신산업 품목 중 가장 높은 수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현실화 등 에너지 과소비 구조 개선을 통한 무역적자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는 화석연료 전력발전 비중이 높아 고유가에 취약한 상황이다. 그동안 낮은 전기요금으로 에너지 과소비 구조가 형성돼 요금 현실화를 통한 에너지 수입 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국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65.4%로 OECD 평균(51.5%)을 넘어선다. 올해 9월 기준 1kWh 당 연료비 단가는 원자력이 6.4원인데 비해 LNG 249.3원, 유류 390.5원으로 비싸고 상승폭도 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8%, 97.8% 상승했다. 원전 발전 비중도 줄었다. 원전 이용률 저하, 원전 조기폐쇄 및 건설 지연으로 원전 발전량 비중은 2016년 30%에서 2021년 27.4%로 2.6%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5년(2017~2021년) 평균치는 26.5%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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