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우려에 유럽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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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우려에 유럽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2.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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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너지 위기 우려도 크게 줄어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에 경기침체 공포 커진 美와는 달라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 필요하다는 의견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미 증시가 연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높은 인플레이션 등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이같은 요인들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차 불거지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의 우려 요인들이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EU 인플레 완화 조짐...에너지 위기 우려도 크게 줄어 

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의 지난 7일 종가 기준 4분기 상승률은 18%에 달한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의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이 9%대에 그쳤다는 점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WSJ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수십년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유럽의 비관적 시기가 지나고 다시 분위기가 밝아졌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으로 시장 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의 경제지표는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전 대비 10% 올라 전월 상승률(10.6%)에 비해 상승폭이 다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던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17개월만에 처음으로 둔화된 것이다.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석유와 기타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도움이 됐다. 

특히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유럽지역의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도 크게 완화됐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수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36%에서 현재 9%로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온 결과다. 이에 유럽의 가스 저장고가 94% 이상 채워지는 등 에너지 경색 위험도 크게 줄었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자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정책도 다소 느슨해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제기됐다.  

WSJ은 "투자자들은 ECB의 내년 여름 기준금리가 한달 전 전망치인 3%에서 다소 낮아진 2.8%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제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유럽 경제가 완만한 경기침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높이고 있고, 이같은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유럽주식과 채권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의 통화 전략가인 조던 로체스터는 "경기침체가 계속되겠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정도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또한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긴축 우려 커지는 미국과는 반대...중국 방역완화도 긍정적

이는 최근 미국 금융시장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지난 2일 발표된 11월 미 고용보고서에서 임금 상승률이 5.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탄탄한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것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최근 미국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유지중이다. S&P500 지수는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하락세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또한 유럽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일 10가지 방역 최적화 조치를 발표했는데, 경증 감염자 자가격리와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 중지 등 방역 완화를 시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는 그간 유럽 경제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공급망 혼란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롤랑 칼로안 소시에테제너럴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유럽에서 상승 가능성이 큰 분야 중 한 곳은 자동차"라며 "공급망 상황이 계속해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일각에서는 유럽 경제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중인 가운데, 이것이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을 더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토니오 카바레로 제너럴리 인슈어런스 애셋 매니지먼트 투자 헤드는 "에너지 경색이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매우 큰 위험 요인들에 노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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