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올리고 대출금리 낮추고…시중은행 '틈새' 파고드는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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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올리고 대출금리 낮추고…시중은행 '틈새' 파고드는 인터넷은행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2.0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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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24일 이후 예금금리 최대 연 5%로 인상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세…카카오뱅크 한 달 만에 500억원 돌파
중저신용자 대출도 당초 목표인 25%와 40% 달성할 것으로 보여
인터넷은행 3사. 사진=각 사
인터넷은행 3사.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자금시장 경색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요청으로 시중은행의 여수신 영업이 주춤해진 틈을 타 인터넷은행들이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서 0.1%포인트라도 높은 금리를 내세워 수신을 끌어모으는 한편, 개인사업자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 등 인터넷은행이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수신 잔액 증가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각각 33조2244억원, 14조4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443억원, 1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케이뱅크 수신 잔액이 8000여억원 증가하고, 카카오뱅크가 1조5000여억원 줄어든 것과는 달리 지난달에는 모두 수신잔액이 상승했다. 

시중은행도 수신잔액이 상승했지만 폭은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으로 전월 대비 19조710억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 10월 증가폭(47조7232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게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지난달 시중은행 7곳의 은행 부행장들과 진행한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과도한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했던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한은 기준금리 인상 후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5%대에서 4% 후반으로 오히려 다소 내려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이례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 지난달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연 5.0%로 인상한 것이다. 이외에도 케이뱅크는 가입 후 2주 이내 금리가 오르면 기존 상품을 중도해지하지 않고도 금리가 소급 적용되는 '금리보장서비스'를 적용, 올해만 28억원의 이자를 추가 지급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금융권에서는 0.1%포인트의 금리에도 예민한 일부 '금리 노마드족'이 인터넷은행으로 눈을 돌렸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상품의 금리 조정이 상대적으로 빠른데다 제공하는 금리도 높아서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주춤한 개인사업자대출·주담대 경쟁력 확보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서 대출이 주춤한 분야에도 파고들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담대 역시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끌어모으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대출 잔액은 314조7504억원으로 전달 대비 573억원 감소했다. 10월에도 전달 대비 4602억원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올해 9월까지만 해도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채권시장발 자금경색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채권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려가면서 은행들이 리스크가 큰 개인사업자대출부터 심사를 강화했고, 그 결과 개인사업자대출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상승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해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수 13만명, 공급액 5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올해 2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업계 최초로 출시해 11월말 기준 잔액 1조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케이뱅크도 업계 유일하게 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신용대출을 내놨다.

주담대의 경우에도 인터넷은행들은 비대면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금리 경쟁력을 키우는 추세다. 이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5~6%대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최저 연 4.32%, 케이뱅크는 연 4.25%의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1%포인트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러한 결과 카카오뱅크 주담대 상품은 지난 9월 기준 월 취급액이 1500억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 역시 대환대출이 10월에 3분기 평균 대비 6배 정도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 목전…리스크 관리는 숙제

인터넷은행 본연의 목표인 중저신용자 대출도 약 6조4000억원가량을 공급해 목표치 달성을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3.2%, 케이뱅크 24.7%, 토스뱅크 39.0%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21일 중저신용자 대출 40%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3사가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토스뱅크 2조7000억원, 카카오뱅크 2조1147억원, 케이뱅크 1조6000억원으로 총 6조40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금융당국에 제시한 올해 말 달성목표(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25%, 토스뱅크 42%)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말까지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로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점점 늘어나고 있는 연체율은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2%에서 올해 3분기 0.36%로 0.14%포인트 올랐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말 0.41%에서 지난 3분기 0.67%로 0.26%포인트 급등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올해 1월부터 대출을 재개했으며, 3분기 기준 연체율이 0.30%로 직전 분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반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1%로 전월 말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어 연체율을 바로 비교하기 어렵다"며 "인터넷은행은 출시도 최근이고 신용대출 비중도 높아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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