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뜬소문에 그치지 않고 있는 '한동훈 차출론'
상태바
[배종찬 칼럼] 뜬소문에 그치지 않고 있는 '한동훈 차출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2.05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최근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물가나 유가 등 경제 관련 사안을 제외한다면 월드컵이다. 조별 예선에서 기적처럼 포르투갈을 격침시키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월드컵에서 16강의 의미는 매우 값진 성과다.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은 국내에서 개최한 2002년 월드컵을 제외하고 16강에 딱 한 번 진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5대양 육대주에서 32개의 팀이 예선을 거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그 중 절반만 선택받는 16강에 진출한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고 실력을 국제적으로 입증 받는 셈이다.

월드컵 소식 때문에 가려져 있었지만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꽤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차기 당 대표 후보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급격히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동훈 장관은 일약 소년 급제한 인물이다. 천재급 영재로 알려진 데다 서울대 법대 재학 중에 고시를 패스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능력이 뛰어난 후배로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마찰을 빚었고 좌천되었다가 윤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격적으로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차기 총선 출마 영순위로 점쳐지는 인물이 바로 한동훈 장관이다.

총선에서 전당대회 출마로 앞당겨진 이유

법무부 장관직을 2년 여 가까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자신의 정치적 도약을 위해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동훈 장관이 전당 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서서히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총선 출마 정도로 예상했던 한 장관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전당 대회로 앞당겨진 결정적 배경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한 장관이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한 이유는 ‘견고한 범보수 진영의 지지층 기반’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1월 29일~12월 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로 가장 높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에 다른 인물들은 홍준표 4%, 안철수 3%, 이낙연 3%, 오세훈 2%, 유승민 2%, 이준석 2%로 나타났다. 인물 보기를 따로 주지 않는 주관식이라 인물 한명 당 비율이 높지 않지만 선호도는 분명하게 파악이 된다. 한동훈 장관은 범보수 진영 장래 지도자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에서 한 장관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한동훈 장관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의 응집력’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리더십과 윤핵관 사이의 충돌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친윤은 전체 당을 하나로 아우르지 못하는 분열적 리더십으로 집권 여당의 신뢰도에 상처를 입혔고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윤은 당내 개혁을 시도하려는 도전 정신과 혁신 의지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 중진들과 충돌하며 당을 갈등으로 빠트린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다.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이 아니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포화를 받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된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남국 의원 등이 검언유착해 대해 집요할 정도로 한 장관을 공격해 들어왔고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김의겸 의원은 최근의 ‘청담동 바’ 사건까지 한동훈 장관을 정조준했었다. 그런 정치적 대결 구도의 영향으로 이해되는데 한 장관의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은 무려 25%나 된다. 다른 범보수 진영 후보들 중에 10%를 넘는 후보는 아예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대통령과 호흡 맞출 수 있는 '특수관계인'

한동훈 장관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급부상한 배경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한 정치적 관계’로 이해된다. 최근에 한남동 관저 정치를 통해 윤핵관 및 국민의힘 지도부와 밀접한 교감을 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인데 국민의힘 내부 소식통으로 ‘믿을만한 차기 당 대표감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의 반응이 있었다는 첩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싱크로율은 거의 100%에 가깝다. 외모나 신체 특성이 비슷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업무적 그리고 정서적 교감이 긴밀하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의 지지층 중에서 한 장관을 지지하는 비율은 29%로 압도적이다. 다른 범보수 진영 후보들 중에는 10%를 넘는 후보자가 없다.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결정적인 배경이다.

일반적인 정치 문법으로는 한동훈 장관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거론되는 국면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거의 모든 지점에서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국정 운영이다. 임기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전혀 굴하지 않고 윤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국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지지율이 더 내려가고 국정 운영에 동맥 경화가 일어날 법하지만 임기 7개월에 접어드는 시점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몇몇 조사에서 40% 긍정 평가 돌파까지 기대할 정도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장관의 당 대표 차출설이 그냥 ‘썰’로만 들리지 않는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