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FOMC 이전 숨고르기…달러·원 1260~1350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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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FOMC 이전 숨고르기…달러·원 1260~1350원 예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2.04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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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언급
달러·원 환율 지난 1일 넉 달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가
미국 고용지표는 양호·제조업은 둔화…이번엔 50bp 인상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이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위원들이 FOMC 전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면서 연준 의원 발언에 의한 시장 변동성 확대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2원 오른 달러당 129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일 전 거래일 대비 19.1원 내린 1299.7원에 마감하면서 약 4개월 만에 1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재정통화정책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빠르면 12월에 올 수 있다"며 "연착륙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간 연준의 긴축 강도에 대해 '과한 긴축이 덜한 것보다 낫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 연설에서는 "과잉긴축(overtighten)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강달러가 완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일자리 26.3만개 증가…시장 전망치 상회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추세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노동부는 1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20만개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특히 레저와 접객업에서 8만8000개, 보건의료업에서 4만5000개, 정부 공공직에서 4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실업률은 3.7%로 10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해 10월의 임금인상률 4.9%보다 높아졌다. 시장 예상치인 4.6%도 웃돌았다.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연준이 통화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준이 지금까지 4회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달에는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78.2%로 나타났다.

최종금리 수준·금리인상 중단 시기에 관심

이번주는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제한되면서 통화정책 관련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긴축 속도 조절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만큼 최종금리 수준과 금리 인상 중단 시기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용시장의 강한 모습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지속시켜 내년까지의 최종 금리 수준이 당초 예상했던 5%에서 5.25%초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혼재된 미국 지표들이다. 노동시장은 양호하며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ISM 제조업지수가 기준선(50)을 하회한 점에서 확인 가능하듯 제조업 등 생산활동은 둔화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노동시장 내 잔존하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생산활동에서 보여주는 수요 둔화는 연준으로 하여금 통화정책 방향에 고민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연준이 긴축 기조는 이어가되 속도를 조절하며 상황을 살펴보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기대만으로 위험자산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내 공급 여건은 여전히 타이트해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시장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달러·원 환율 변동 범위를 1260~1350원 대로 예측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것은 파월 의장 발언뿐만 아니라 중국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지난주 초 시위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부동산 대응 정책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위기가 어느 정도 풀리지 않을까 하는 시선 변화가 생기면서 환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FOMC 전까지 단기적으로는 지금 흐름이 조금 더 유지될 수는 있지만, 금리가 오르면 사후적으로 생기는 경기 침체 위험과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인해 그 이후에는 언제든지 상승 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5일 주요국 서비스업 PMI, 6일 RBA 통화정책회의

오는 5일에는 일본, 중국, 독일,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11월 최종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다. 이어 6일에는 호주중앙은행(RBA)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RBA는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35%에서 2.60%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어 7일에는 중국 수출입동향, 9일에는 중국 물가지표가 나온다. 주요 지표인 미국 수출입물가가 13일 발표될 예정이며, 이어 바로 FOMC가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주는 달러·원 환율 관련 큰 이벤트 없이 숨고르기 장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이후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에 달러 지수가 4%이상 하락했다"며 "특히 원화는 11월에만 달러 대비 7% 이상 강세를 보이며 주요국 통화중 강세폭 상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여타국 대비 유독 빠른 원화 강세와 펀더멘털 부진과의 괴리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굵직하게 보면 올해 경기와 통화정책 모두에서 미국 주도의 장세가 나타나며 달러 강세 압력이 심화됐으나 내년 연중으로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와 맞물려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경기 갭, 금리 차 축소와 이에 따른 원화 강세 방향성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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