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장쩌민 애도' SNS서 급속 확산...과도한 코로나 방역 현체제 '불신'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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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장쩌민 애도' SNS서 급속 확산...과도한 코로나 방역 현체제 '불신' 반영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1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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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689인 장례위원회 만들어져
정부기관, 언론매체, SNS를 중심으로 애도 분위기 확산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 확산 자극에는 한계
시진핑 체제에 대한 은유적 비판, 현 체제에 대한 불만 반영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장쩌민(江泽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백혈병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상하이에서 별세했다. 향년 96세.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위원장으로, 리커창 총리, 리잔수 전인대 상무워원장,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주룽지 전 총리 등 전·현직 당·정 최고위 간부 689명으로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마오쩌둥, 덩샤오핑이 사망한 이후 세번째로 ‘전당, 전군, 전국 각 민족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으로 장쩌민 전 주석의 부고를 전하면서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인민일보, 신화사 등 중국 관영지를 비롯해, 바이두, 타오바오, 징동 등 대표적인 중국 포털 사이트는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바꿔서 조의를 표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장쩌민 전 주석이 사망한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메인 뉴스에서 시진핑 주석 소식 보다 우선해서 장쩌민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40분 정도 내보냈다.

중국 관영지를 비롯해, 대표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바꿔서 장쩌민 전 주석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 관영지를 비롯해, 대표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바꿔서 장쩌민 전 주석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사진=바이두 캡처

경제성장 주역 장쩌민 사망, 코로나 방역 반대 '백지 시위'에 기름 붓나

최근 중국에는 코로나19 방역 봉쇄 정책에 불만이 있는 중국인들의 시위가 중국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부 해외 언론 매체에서는 해외 시위현장에 장쩌민 전 주석과 시진핑 현 주석을 비교하는 사진과 글이 등장한 것을 두고 장 전 주석의 사망이 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 퇴진과 공산당 퇴진을 외치는 백지 시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쩌민 전 주석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시장 지향의 개혁과 개방 그리고 1997년 영국의 통치로부터 홍콩 복귀, 2001년 중국의 세계 무역 기구 가입을 주도했다.

때문에 장쩌민 전 주석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 진압 이후 중국을 고립에서 이끌어 내 경제 개혁을 통해 10년간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이유로 최근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심리적,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장쩌민 전 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개혁, 개방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시위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이 시위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시위 확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장쩌민 전 주석이 대외적으로 개혁, 개방을 추진했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인권, 노동, 민주화 운동가들을 투옥하고 파룬궁 운동을 금지하는 등 철저하게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 대한 반대 의견을 근절한 인물이라 공산당 퇴진을 외치는 시위의 기폭제가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의 애도의 글과 댓글이 수백만개가 달리며 온라인상에는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의 애도의 글과 댓글이 수백만개가 달리며 온라인상에는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시진핑 체제에 대한 은유적 비판, 현 체제에 대한 불만 반영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의 애도의 글과 댓글이 수백만개가 달리며 온라인상에는 애도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를 포함해 쇼트클립 동영상 사이트에는 장 전 주석을 ‘장아저씨’, '장할아버지', '어르신', '위인', ‘위대한 지도자’ 등으로 존경과 친근함을 담아 부르며, ‘같이 걸어온 길 영광이었다’, ‘함께 해서 행복했다’, '가는 길 평안하시라',"개방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분" 등의 애도와 헌사의 글을 남겼다.

한편 중국 SNS에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에 대한 은유적인 비판 댓글도 잇달아 달리고 있는데, 중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해 중국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애도 물결은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현상이이라고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서 국민들에게 화통하고 다소 코믹했던 모습 그리고 소탈한 아저씨 이미지로 다가왔던 장쩌민에 대한 향수가 중국 사회에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장 전 주석의 사망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거나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보는 장 전 주석의 대규모 애도 분위기 조성에 대해 “(고인의) 중국 정계 영향력이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그를 성대하게 기리는 것이 현 지도자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중국내 시위도 애도 기간 동안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위대들이 모인 소셜미디어 단톡방에서는 “장 전 주석의 별세 이후 당국의 시위 단속이 강화될 수 있으니 당분간 활동을 줄이자”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회는 추모대회가 열리는 주요 공공기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해 애도하고, 재외 공관에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재호 주중대한민국 대사는 1일 오전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 마련된 조문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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