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150달러 내다봤던 유가...60달러대까지 빠지나?
상태바
한 때 150달러 내다봤던 유가...60달러대까지 빠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1.29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코로나19 확산세에 수요 불확실성 확대
내달 4일 예정된 OPEC+ 회의가 관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유가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내달 4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 정례회의에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유가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내달 4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 정례회의에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3월 한 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는 배럴당 73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원유 공급 부족 우려로 세자릿대 원유 전망이 확산됐으나, 어느새 배럴당 60달러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원유 전망을 정반대로 뒤집은 가운데, 내달 4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 정례회의에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150달러에서 60달러로...확 바뀐 유가 전망 

지난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7.2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일대비 1%대 상승세를 보인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날 장 중 WTI 가격이 배럴당 73.60달러까지 떨어진 점에 주목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 들어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고공행진을 벌였고, 이것이 시장의 커다란 악재였던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올 한해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유가 전망에 있어서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OPEC+ 정례회의에서 11월부터 하루 평균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하는 등 대규모 감산에 돌입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재차 세자릿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었다. 

그러나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겉잡을 수 없게 되고, 강도높은 방역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지자 이번에는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확산된 것이다. 

CNBC는 "일부 전문가들이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내다봤던 유가 전망은 최근의 중국 코로나19 확산세와, 이에 따른 방역정책에 대한 우려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현재 차트상에서 보여지는 유가 전망치는 WTI 기준 배럴당 60달러 미만"이라며 "이 모든 것은 중국에서 무슨 일이 전개될 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당국의 방역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방역정책을 단기간 내에 완화하기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노년층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인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점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 

이는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당분간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에드 모스 상품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우리는 전세계, 특히 3대 경제대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전체적으로 거시환경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과, 새로운 봉쇄 조치로 인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공급에 대한 전망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높은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선도 하방요인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를 둘러싼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간 불협화음도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초 배럴당 40~60달러 수준으로 논의됐던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상한선은 배럴당 65~70달러까지 상향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현재의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앞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 상한선을 낮게 제시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이익을 차단하려 했으나, 러시아가 보복할 경우 세계 에너지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러시아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공급을 줄인다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유 가격 상한선은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상향된 것으로 보도됐는데, 이 경우에는 러시아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아 그 효과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은 "지난주 보도된 바와 같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이 현재 시장 가격에 근접한다면 러시아에는 최소한의 고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28일 보고서를 통해 "만약 65~70달러선에서 가격 상한제가 합의될 경우 러시아의 원유 수출 이익을 차단하려는 서방의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지역의 따뜻한 날씨 또한 유가 하락세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OPIS의 글로벌 에너지 분석가 톰 클로저는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에 대한 시위와 북반구의 따뜻한 날씨가 결합한다면 그것은 현재 에너지 가격에 대한 이중적인 하방요인이 될 것"이라며 "날씨가 비교적 온화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유가는 상승 촉매를 잃고 더 낮은 수준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 흐름은 OPEC+ 결과에 달려 

유가의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OPEC+ 정례회의에 달려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밤 유가가 낙폭을 줄이고 상승세로 돌아선 데에는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으로 확대된 결과다. 

황 애널리스트는 "단기 석유시장의 관심은 4일 OPEC+ 회의 결과로 이동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 수출국들이 다시 유가 하방 경직성을 지지하는 정책을 도출할 지 여부를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