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국회 월드컵'이 열리면 우리는 몇 등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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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국회 월드컵'이 열리면 우리는 몇 등 할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1.2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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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16강 진출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안와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웬만한 선수라면 몸을 사릴 만 하지만 손 선수는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추가 부상 우려마저 개의치 않는 투지를 보이고 있다.

손흥민 선수만큼이나 주목받는 선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 선수다. 이탈리아리그 나폴리 팀에서 활약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역대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 두 가지는 공격수의 문전 처리 미숙과 수비수의 허망한 협력 수비 실패였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손흥민 선수와 김민재 선수의 존재로 다 해소된 월드컵을 우리는 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이 역대 최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손흥민과 김민재 선수 뿐만이 아니다. 이강인, 조규성 선수를 비롯해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유하고 승전보를 보낼 준비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을 분석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만약 카타르 ‘국회’ 월드컵이 열린다면 한국 ‘국회’는 과연 몇 등이나 할 수 있을까 였다.

한국 국회는 월드컵 예선통과도 어려운 수준

데이터로 분석한 한국 국회의 월드컵 예상 순위는 ‘본선 32개국에 포함되지 못하는 최하위 수준’으로 추정 분석된다. 왜냐하면 적어도 국민들로부터 50점 이상의 점수는 받을 수 있어야 국내 평가에서 과락을 면하는 수준이 된다. 그렇지만 어느 정당도 100점 만점에 40점을 넘기지 못하는 과락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도 못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1월 22~2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유선포함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각 정당별로) 호감이 가는지 아니면 호감이 가지 않는지’를 물어보았다. 여러 개의 정당이 있고 그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과는 다른 차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호감 32%, 비호감 5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호감 28%, 비호감 64%로 나왔다. 정의당은 호감 23%, 비호감 65%로 나타났다. 각 정당별 만족도를 조사한 셈인데 처참한 결과다. 각 정당의 만족도 점수가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0~30점대에 머물러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카타르 ‘국회’ 월드컵에 출전한다고 할 경우 성적도 충격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미래 국회 월드컵은 한국 국회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미래 세대(2030 MZ세대)로부터 더 처참한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각 정당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20대(만18세 이상)의 호감은 18%에 그치고 30대는 21%다. 정당으로서 존립해야 할 이유가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점수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와 30대에서 호감이 각각 2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보다는 나은 평가이지만 낙제인 점수는 매한가지다.

제 3정당의 길을 가고 있는 정의당은 20대와 30대의 호감이 14%와 19%로 두 거대 정당보다 못하다.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의당의 모습은 2030 MZ세대로부터 외면 받는 정치 세력이 되어 버렸다. 미래 세대로부터 이렇게 푸대접을 당하는 정당들이 미래 국회 월드컵이 열려서 출전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점수를 까먹지나 않으면 다행으로 보일 정도다.

빅데이터로 분석 한다면 우리 국회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하면 낙제 점수인 한국 국회’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11월 20~25일까지 긍정과 부정 감성 추이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카타르 월드컵은 분석 기간 동안 긍정 감성 비율이 93%이고 부정 비율은 고작 7%밖에 되지 않았다. 호감도가 높고 관련 평판이 매우 좋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국회라는 키워드를 넣었을 때 빅데이터의 긍정과 부정 감성 추이는 어떤 반응과 결과로 나타날까. 국회에 대한 긍정 감성 비율은 16%, 부정은 82%로 나왔다. 낙제 점수보다 더 낮은 바닥 점수가 나왔다.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강변하고 호소하더라고 국민의 마음은 몇 만 킬로미터 밖으로 이미 멀어진 상태다. 왜 국민들의 마음은 떠나버린 것일까.

한국 월드컵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월드컵에 열광하는 이유를 생각해야

전 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팬들이 월드컵에 열광하는 이유는 많은 스타가 탄생되기도 하고 응원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더 크게 감동하는 경우는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국가의 팀이 반전을 만들어내고 부상과 패배에도 불구하고 벌떡 일어서서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줄 때다.

우리 국가대표팀이 원정 최고 성적이 될 8강에 오르거나 다시 4강의 신화를 재현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열광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감동은 손흥민 선수와 김민재 선수가 더할 나위 없이 협력하고 나머지 선수들 모두 승리를 위해 최선의 구슬땀을 흘리는 숭고한 모습이다. 그런 장면을 보고난 국민들은 결코 패배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우리 선수 모두에게 손바닥이 찢어져라 기립박수를 쳐 줄 마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 역시 마찬가지다. 300명 국회의원 모두는 우리 국민들의 대표 선수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각각 찢어져서 자기 진영의 이익만 최우선시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로는 ‘국회’ 월드컵의 승리는 고사하고 지역 예선 통과조차 언감생심이다. 국회가 정신 차려야 되는 이유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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