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나 홀로' 비자정책…투자·관광객 유치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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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나 홀로' 비자정책…투자·관광객 유치 '난항'
  • 강태윤 베트남통신원
  • 승인 2022.1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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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 엄격 비자정책 고수
외국인 투자·관광객 유치 난항
강태윤 베트남통신원.

[오피니언뉴스=강태윤 베트남통신원] 동남아시아 다수의 국가들이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가속화와 외국인 관광객 및 투자 유치를 위해 비자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만 '나 홀로'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현지매체들도 비판하고 있다. 유독 베트남만 엄격한 비자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베트남과 달리 여타 동남아 국가들은 외국인 관광객 및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는 은행계좌에 최소 20억루피아(12만7174달러)를 보유한 외국인에게 5년 또는 10년동안 유효한 새 비자를 도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새로운 비자정책은 12월25일 크리스마스부터 적용된다. 위도도 에카자흐자나 인도네시아 이민국장 대행은 "이는 특정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재정적 인센티브"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 앞서 태국은 이미 지난달부터 베트남을 포함한 50여개국 관광객의 무비자 체류기간을 30일에서 45일로 늘렸다. 은퇴자, 고액 자산가 및 투자자 등 특정요건을 갖춘 외국인에 대해서는 최장 20년 체류가 가능한 10년짜리 장기 거주비자 프로그램 등 파격적인 비자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태국은 이미 한국인에게는 90일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부터 외국인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20년간 유효한 프리미엄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캄보디아도 외국인이 거주한지 5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신청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년짜리 ‘골든비자’ 프로그램을 최근 도입했다. 

외국인 대상 영주권제도는 사실상 없앴다. 한국인들 비롯한 주요 국가들에게 15일 무비자 정책만 시행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15일 무비자 기간 종료 후 30일이 지나야 재입국 해야 했다. 하지만 동남아 많은 국가들이 이 30일 정책을 폐기했거나 코로나19 이전에 발급하던 3개월짜리 복수비자 발급을 여전히 재개하지 않고 있다. 3개월짜리 복수 비자는 도착비자로도 가능하였으나 현재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15일 무비자 외에는 30일짜리 e비자가 유일하다. e비자는 반드시 베트남 외부 국가에서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4~5일간 비자 재발급을 위하여 인근 태국, 캄보디아 등의 국가를 다녀오는 외국인들이 많다.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는 외국인들이 베트남 대신 다른 동남아 국가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한 비자정책은 노후에 장기 체류를 원하는 외국인 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하여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비즈니스 추진에 많은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그동안 재계와 경제단체 및 업계, 심지어 현지 언론사들도 정부의 비자정책을 비판하며 완화를 촉구하고 있으나 베트남 정부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이는 이미 지적된 대로 외국인 관광객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베트남 정부의 강경한 외국인 비자정책 고수가 관광객 및 투자 유치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부작용도 목격된다.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올해 해외 관광객 수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베트남은 당초 계획한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8월말까지 450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방문해 목표치를 당성하면서 올해 920만명을 목표로 한다고 새로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400~6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내다 봤지만 지난 9월 이미 374만명의 관광객이 싱가포르를 찾았다.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애쓰고 있는 태국은 지난 10월까지 735만명의 관광객을 맞이했으며, 올해 1000만명을 유치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베트남은 지난 10월까지 235만명의 관광객을 맞이했는데 이는 올해 목표인 50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달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로 부임한 오영주 대사는 부임 후 베트남 정부 관련자와 현재의 비자정책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의 했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베트남 정부의 '나 홀로' 비자 정책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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