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가, "중장기 가스 확보 경쟁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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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국가, "중장기 가스 확보 경쟁 본격 돌입"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11.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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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럽 기업들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만 기후변화 목표로 인한 제한과 높은 도입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일부 유럽 기업들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만 기후변화 목표로 인한 제한과 높은 도입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유럽국가들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스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가스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일부 유럽 기업들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만 기후변화 목표로 인한 제한과 높은 도입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고는 약 95% 채워져 유럽국가들이 올겨울을 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공급이 급격히 축소되고 LNG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면서 유럽국들이 가스를 확보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유럽이 내년에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보유 가스를 유지하고 다른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IEA의 추정에 따르면 내년 여름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량은 300억㎥에 이를 수 있다.

여기에 미국과 카타르의 신규 LNG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2026년까지 LNG 물량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유럽국가들은 향후 몇 년 동안 팍팍한 공급량을 두고 서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부 유럽 기업들은 미국 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 화학회사 이네오스 그룹의 자회사는 올해 초 미국 LNG 수출업체 셈프라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에너지 안보를 증대시킬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국내외 공급자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에너지 기업 유니퍼 등은 최근 몇 주 동안 미 LNG 수출업체들과 2020년대 후반 시작될 가스 공급 계약에 대해 논의했다.

독일 정부 관리들은 노르웨이 석유·가스 회사 에퀴노르와도 별도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국영석유가스회사 PGNiG도 가스 확보 경쟁에 가세했다.

EU 당국자들은 가스 계약 체결에서 경쟁 입찰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럽 회사들로 연합체를 구성해 연료를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복잡한 가스 시장 구조와 국가 간 수요 차이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LNG 주요 공급자인 미국 업체들과 유럽 구매자들 사이에 가스 가격을 둘러싼 이견도 노출되고 있다.

유럽은 미국이 그동안 유럽의 에너지 위기로부터 이미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면서 가격을 낮춰주길 원하지만 미국 판매업체들은 인플레이션과 운송비·금융 위험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유럽국가들의 장기 가스 거래가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려는 기후 변화 목표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았다.

비영리 환경방어기금의 유럽 담당 이사 질 듀건은 "장기 가스계약이 탈탄소화 계획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가스 이용 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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