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빈 살만, '정치가 내팽개친' 미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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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빈 살만, '정치가 내팽개친' 미래를 보여줬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1.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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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무함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한국을 20여 시간 머무르면서 온 언론과 산업계의 관심을 끌어 모은 빈 살만 왕세자의 실제 이름 전체다. 한국이 앞으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고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져보면 국가의 성장은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성장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다자 안보 관계가 활성화 되어 있고 유엔이라는 국제적인 조직이 있는 한 무자비하게 다른 나라를 군사적으로 침략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군사적 욕심은 불가능한 꿈이다.

그렇다면 문화적인 경쟁력은 어떨까.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영향력이 따지고 보면 문화 콘텐츠다. 한국은 BTS 및 봉준호 보유 국가다.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인 BTS와 블랙핑크가 전 세계 음악계를 주름잡고 있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꿈의 무대인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상을 제패했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은 K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열광하고 환호했다.

K 콘텐츠는 발군의 실력을 전 세계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건 아니다. 맹자의 말씀처럼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생산을 해 내는 것이 없으면 마음을 둘 곳도 없다)’처럼 먹고 사는 문제가 국민과 국가 전체적으로 더 중요하다.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70여 년 전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후진국이 경제적으로 강국이 되는데 결정적으로 비빌 언덕이 되었던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었다. 그 외에 일본과 중동이 보조적 역할을 해 주었다. 그런데 과연 앞으로 10년 후 그리고 50년 후에도 미국과 중국이 우리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줄까.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한국 경제에 더 많은 배려와 혜택을 보장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80억 명에 달하는 세계 인구의 포화 현상과 각 국의 경제적 고착화 상태로 인해 모든 국가가 ‘내 코가 석자’인 모양새다. 미국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 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 아무리 우리 정부가 미국에 매달린다고 하더라도 미국 기업보다 한국 기업을 우선시하지는 않는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외 보이지 않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의 영구 집권을 강행한 중국은 체제 보장을 위해서라도 경제 성장은 필수적이다. 한국을 배려할 여유가 없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에게 기회와 희망이 되어 줄 국가중 하나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더군다나 빈 살만 왕세자(총리)는 불과 1985년 생이라 앞으로 수십 년간 사우디와 한국 사이의 미래이고 생명줄이다.

빈 살만의 ‘네옴시티’ 특수가 한국의 미래인 첫 번째 이유는 ‘영양가 없는 정치권에 대한 기대 상실’ 때문이다. 정치적 경쟁력이 탁월해 정치 혁신이 이루어진다면 몰라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점차로 낮아지고 있고 정치적인 혐오감과 무기력증이 더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5~1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9%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재명 대표 주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화되고 있고 장외 투쟁에서 ‘윤석열 퇴진’ 피켓이 등장하고 있어 ‘막가파 싸움’식의 여야 간 대결은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치권을 보면서 반전 동력이 전혀 없다고 인식한 국민들에게 빈 살만 왕세자와 40조원 어치의 양해각서협정(MOU)체결은 가뭄의 단비다.

빈 살만 총리의 방한이 대박 로또가 될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이유는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경제 도약의 천금 같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에서 11월 17~19일 사이에 ‘살만’ 감성 연관어를 분석해 보았다. 가장 큰 비중으로 등장한 단어가 ‘기대’와 ‘획기적’이라는 연관어였고 그 외에 ‘희망’, ‘막강하다’, ‘지지하다’, ‘다행’ 등으로 나왔다.

긍·부정 감성 추이를 분석해 보면 긍정이 무려 75%나 된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우리 정치인들이 70% 이상의 긍정 반응을 받는 경우는 사실상 전무하다. 여의도 정치권으로부터 확보하지 못한 미래 세계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빈 살만’ 왕세자에게서 얻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살만 왕세자의 한국 투자가 미래세계의 기대감에 로또 같은 대박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살만 왕세자의 K 사랑에 대한 진정성’ 때문이다. 살만 왕세자는 한국에서 20여 시간 머무르고 난 이후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지만 전격 취소되었다고 한다. 취소의 구체적인 사유를 알 길은 없지만 한국 방문의 성과가 그만큼 충분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한 복판에 들어설 ‘네옴시티’는 서울시의 44배 크기나 되고 예상된 투자 금액만 67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산악 구간인 ‘트로제나’, 무려 120km 길이의 ‘더라인’ 그리고 네옴시티의 남부 지역은 ‘옥사곤’으로 지정되어 있다.

대대적인 친환경 스마트 혁신 도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수익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진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하에 ‘친환경 원전’, ‘친환경 고속 열차’, ‘에틸렌생산 석유화학 산업’, ‘그린 수소 에너지 기반 시설 확충’ 등 제 2의 경제 도약을 위한 꿈을 꾸고 있다.

한국의 K 드라마와 K 음악 뿐만 아니라 K 기술과 K 산업에 흠뻑 빠진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의 ‘네옴시티’ 사업이 여의도 정치권이 무너트린 미래의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희망의 보루가 되고 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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