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친환경차 150만대 시대, 아이오닉 vs 넥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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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친환경차 150만대 시대, 아이오닉 vs 넥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1.20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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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150만대 등록…전기차 1년 새 73% '껑충'
아이오닉5 북미·유럽 선전…현대차그룹 최대 판매 견인
BMW·폴크스바겐도 참전…수소차 시장 경쟁 '후끈'
국내 등록 친환경차가 150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전기차 아이오닉5(왼쪽)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국내 친환경 누적 등록 대수가 150만대를 넘어섰다. 전기차의 약진이 뚜렷하다. 전기차는 1년 사이 73% 가량 껑충 늘어났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친환경차 패권전쟁에서 전기차가 성큼 앞서는 모습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이 '아이오닉 6'와 'N Vision 7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차 73% '껑충'…등록 친환경차 150만대 넘어

20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는 모두 151만5000대로 지난해 10월보다 38.3% 늘었다. 올해 9월보다도 2.5% 증가했다. 친환경차 증세가 빨라지고 있다. 2019년 4월 누적 등록 50만대를 기록한 뒤 2년 3개월 만에 100만대를 넘어섰고, 다시 1년 3개월 만에 150만대 벽을 돌파했다. 전체 자동차 중 친환경차 비중도 5.96%까지 올라섰다.

친환경차 151만5000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112만1000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차 36만5000대, 수소차 2만7000대 순이었다. 증가 폭은 전기차가 가장 컸다. 전기차는 전년 동월보다 72.7% 뛰었고 같은 기간 수소차는 54.3%, 하이브리드차는 29.6% 늘었다. 이 속도라면 정부가 목표로 한 2025년 친환경차 283만대 보급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내연기관차 성장세는 둔화하거나 줄고 있다. 지난달 말 휘발유차 누적 등록 대수는 1201만3000대로 지난해 10월보다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유차와 LPG(액화석유가스)차는 같은 기간 등록 대수가 각각 1.1%, 1.9%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의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전기차가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어 전기차 신차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가 북미와 유럽 등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의 호실적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새 역사 쓰는 아이오닉5

국내 전기차의 대표주자는 단연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이-지엠피(E-GME)'를 처음 적용한 아이오닉5는 지난해 2월 정식 공개된 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2022 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다수의 수상 이력을 갖춘 아이오닉5는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이동 서비스 즉 로보택시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를 카카오티(T)로 호출해 이용하는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서울 강남 도심에서 운영 중이다. 로보라이드 차량은 도심 환경에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감지하고 스스로 제어하는 등 도심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미국 판매량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해보다 11%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9월 주춤했던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10월 전달보다 21% 가까이 껑충 뛰며 최다 기록을 이끌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다르면 10월 미국 판매량은  6만604대로 작년 동월 대비 7% 늘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5만8315대)는 11% 증가해 역대 10월 실적 중 최다 기록이다. HMA는 10월 아이오닉이 1580대(아이오닉5 1579대, 아이오닉 1대) 팔려 9월(1306대)보다 21%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선전 중이다. 지난해 5월 유럽 무대에 진출한 아이오닉5는 최근까지 4만대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EV6는 유럽에서 3만대 이상 팔렸다. 최근 유럽 시장에 공개된 아이오닉6도 예약 판매 하루 만에 초도 물량 2500대가 완판됐다.

다만 북미시장의 경우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IRA가 개정되거나 유예되지 않는다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넥쏘가 꾸준한 판매 호조 속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수소차 1위 지위를 다지는데 공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판매 호조 넥쏘…수소차 두 자릿수 성장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넥쏘의 판매 호조 속에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NE리서치가 '2022년 1~8월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 판매량'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에 집중되어 있는 자동차 시장과 출시 5년차인 넥쏘(Nexo)의 신형 모델 출시 연기 소식에도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 판매대수는 1만2407대로 전년 동기 대비와 비교해 강보합세다. 지난 8월 현대 넥쏘(1세대) 2021년형은 꾸준한 판매 실적을 보인 반면 도요타 미라이 2세대 신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을 선도하는 양사의 점유율의 차이가 39.1%p로 나타났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성장세가 작년 대비 둔화된 요인으로는 기업들의 전기차 중심 전략으로 인한 수소차 시장 성장 정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 및 원자재의 계속적인 공급망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이 꼽힌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26.2%의 성장률을 보이며 수소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독일에서 넥쏘(1세대)가 302대의 판매량이 집계되어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업체별로는 지난달에 이어 도요타가 역성장에 머물렀으며, 현대차는 성장세를 보이며 선두를 이어갔다. 도요타는 일본에서 겪었던 공급망 이슈와 자연재해 등에 더해 대외 악재들까지 겹치며 물량 공급에 계속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혼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하였지만 클래리티(Clarity)의 생산이 2021년 8월 중단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부진한 상태이다.

SNE리서치는 "2021년에 2배 가까이 급성장했던 수소차 시장이 2022년 각종 글로벌 이슈와 전기차 시장의 신모델 폭증으로 인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수소차의 출력과 가격 경쟁력을 보완할 차세대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의 개발로 소비자들의 신차 출시 요구를 충족시키고, 수소차 시장의 블루칩인 수소 상용차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글로벌 수소차 업체들의 전략에 따라 수소차 시장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폴크스바겐과 BMW도 수소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넥쏘를 비롯한 수소차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수소충전소 설치 의무화 조치와 함께 수소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U가 수소경제를 가속하는 것은 수소차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2028년까지 유럽 주요 간선도로에 100㎞마다 수소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현재 약 150개인 EU 내 수소 충전소는 오는 2030년 1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도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올해 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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